31일 막을 내린 평양 제2차 장관급 회담은 최소한의 합의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지난 7월말 1차 회담때와 마찬가지로 남북간에 미묘한 사안인 군사문제는 제외한 채 회담을 마무리지으면서 당초 기대수준에는 다소 못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낳았다.
최대 관심사는 군사분야와 경협을 위한 제도적 틀을 어떤 식으로 마련하느냐였다. 군사분야의 경우 군사직통전화 설치와 국방장관급 회담 개최 등이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으로 강력히 대두됐다. 남측 수석대표인 박재규 통일부 장관은 기조연설에서도 "남북정상이 합의한대로 남북간 우발적 무력충 돌을 방지하기 위해 군사 당국자간 회담과 군사직통전화를 설치하자"고 제의한 바 있다.
그러나 북측이 군사문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합의에 난항을 겪었다. 특히 군사직통전 화 설치문제는 김대중 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언급한 사안이어서 남측은 막판 절충에 총력전을 펼쳤다 . 그러나 북측이 군사문제에 관한한 난색을 표시했다.
대신 경협문제에 대해서는 손쉬운 합의를 끌어냈다. 남북 양측은 투자보장, 이중과세 방지 등 경협과 관련된 제도적 틀을 마련하자는데 합의했다. 이 문제는 북한과 현대가 최근 개성공단 건설에 합 의한 바 있고 앞으로도 남한의 대북투자가 계속된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산가족 문제해결을 위해 2차, 3차 방문단 교환을 연내에 갖자고 합의한 대목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측은 일단 이번 회담에서 추가 방문단 교환에 대한 윤곽을 잡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인 바 있다. 남북 양측은 내달 5일 제2차 적십자회담에서 구체적 시기와 방법을 논의하기로 했다.
백두산과 한라산 교차관광 문제는 손쉽게 합의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번 남측 언론사 사장단들과의 간담회에서 제의한 내용이어서인지 북측이 의욕적으로 제기했다. 이와 관련 북측은 남북이 각각 100명씩 6박7일간 관광을 하며 9월 중순 남측 관광단이 먼저 백두산을 관광하고 9월 하순 북측 관광단이 한라산을 관광하게 된다.
9월중 경의선 복원을 위한 실무접촉을 갖자고 한 대목은 이미 예견된 사안이다. 이를 통해 남북은 문산과 개성을 연결하는 도로건설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전향 장기수 북송문제와 함께 제기됐던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는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박 장관 등 남측 대표단은 이미 회담 전에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의제로 채택하겠다고 공언 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강력 제기했다. 남측은 이 문제를 이산가족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 했다.
그러나 북측은 난색을 표시했고 남측도 지속적인 대화를 위해 한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제시되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정부는 당초 면 소 설치와 서신교환, 생사확인, 고향방문 등 지난 8.15이산가족 상봉 후 제기된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추가 교환방문 등 이미 김정일 위원장이 약속한 바 있는 사안에 대해 합의하는 수준에서 머물렀다. 특히 이런 교환방문은 '이벤트성' 행사라는 점 때문에 이산가족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미흡하다 는 평가여서 과제로 남게 됐다. 李相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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