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국민을 보고 정치 하라

이번에 끝난 민주당 전당대회는 김대중 대통령의 집권2기가 시작되는 기점인만큼 국민적 기대와 책무 또한 크다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출범때부터 개혁을 들고 나온 정부이었던 데다 김 대통령 또한 내년 2월까지 개혁의 마무리를 약속했다. 게다가 지금까지 바람직하게 진행 된 개혁은 없고 국정은 난맥에 빠져있는 위기의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의 타개를 위해서도 개혁은 진행되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민주당으로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정치개혁이다. 무엇보다 먼저 해야할 일은 다른 소리 할 것도 없이 보스정치의 청산이다. 청와대만 바라보는 무기력한 당으로서는 집권당의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대부분의 후보들이 스스로 고백하고 개혁을 다짐한 사실이 아닌가. 김대통령 또한 이제 "혼자만 개혁한다"느니 "혼자만 움직인다"하는 소리는 칭찬이 아니고 비판의 소리임을 명심하고 당의 역할을 인정하고 권한을 넘겨주는 민주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두번째로 해야 할 일은 근거없는 주장을 하는 '야당식 정치'를 청산하는 일이다. 흔히 '야당같은 여당' '여당같은 야당'이라는 말은 바로 오늘의 우리정치가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를 자랑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당직자 스스로 선거비용실사에 개입했다고 자백한 일을 두고 실언(失言)으로 치부하려는가. 국민을 무엇으로 아는 지 정말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세번째로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무슨 명분인지는 몰라도 대통령은 대화와 타협 대신에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다. 타협과 협력은 엄연히 다르다. 극단적으로 해석한다면 우리는 개혁을 하니 협력만 하라는 독단과 독선의 말일 수도 있다. 따라서 타협이 있을 수 없게 되고 자연 대화도 없는 대결의 정치가 지금껏 우리 정치를 멍들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개혁에도 그 추진방법이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도 말도 못하고 협력만 해야 할 것인가.

그러니 자연 대화보다는 내 탓이 아니고 당신 탓이라는 남의 탓 정치가 횡행하게 된 것이다. 당연한 결과로 흑백논리가 되살아나고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정치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러니 자연 여야영수가 합의한 상생의 정치는 말장난에 그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여당은 무엇보다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국가와 국민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한 예로 야당때문에 정기국회가 엉망이 되었다는 변명은 그야말로 변명일 뿐임을 여당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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