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던 물때, 예상했던 포인트, 가물가물 잠겨 들어가는 찌를 보면 바다낚시꾼의 가슴은 마냥 두근거린다. 장대가 윙윙거리면서 휘어지고 허리가 부러질 듯 내리 박힐때 손끝 마디마디 전해오는'손맛'이 꾼들의 밤잠을 설치게 만든다.
그렇다면 휴가철에 미뤘던 손맛을 제주의 가을바다에서 만끽해 보는 것이 어떨까. 제주바다는 어종이 다양한데다 주변 볼거리도 겸하는 황금 낚시터가 즐비하다. 마라도 ,가파도는 배낚시가 좋고 우도, 범섬 등은 갯바위 낚시터로 인기있다.
제주 바다낚시는 시각에 관계없이 꾸준하고 현지에서 자주 출조하는 선장이나 낚시회의 자문을 받으면 거의 실패하지 않는다.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 항공편으로 출발, 1박2일 코스로 하면 의외로 저렴하게 나들이를 할 수 있다.
▨가파도
제주 남서부의 거점도시 모슬포항에서 동남쪽으로 5.4km 떨어진 가파도는 자리돔과 방어의 황금어장. 해변에서는 수심이 얕기 때문에 주간낚시가 불리하지만 밤낚시로 감성돔과 돋벤자리, 벵에돔 등을 낚을 수 있다.
황개포구를 비롯해서 넙개, 과부섬, 다래코지, 게임줄코지 등 10여곳에서 가을부터 한 겨울까지 풍성한 수확을 기대해도 좋다.
소형어선을 이용, 과부섬이나 넙개에 자리를 잡으면 외줄낚시로도 황우럭과 방어 등을 손쉽게 낚을 수 있다.
모슬포항구에서 뱃길로 나서 가파도까지 20분이면 갈 수 있는데 모슬포항에서 도항선이 오전, 오후 두 차례 출발하고 민박도 가능.
▨마라도
모슬포항에서 뱃길로 40여분 거리에 있는 마라도는 사철 낚시하기 좋은 입지조건을 갖췄다. 가을부터 주간에도 벵에돔이 잘 잡히고 갯바위에서도 방어잡이가 가능하다.
마라도의 낚시 포인트는 북부의 살래덕, 자리덕, 남부의 장시덕, 최남단여 등 10여곳이 넘지만 풍향과 물때에 따라 성과가 판이하다.
북서쪽 연안에서 선박을 이용하면 일출, 일몰시간대에 벵에돔과 벤자리를 푸짐하게 낚을 수도 있다. 모슬포에서 정기도항선이 있고 민박할 곳도 많다.
▨서귀포
수려한 기암절벽이 펼쳐진 서귀포해안은 외돌괴, 기차바위, 우두암, 등 낚시명소가 즐비한 황금낚시터다. 이곳은 다금바리, 돌돔, 벵에돔이 잘 낚이고 서귀포항 동방파제는 감성돔, 오징어가 꾼들의 손맛을 유혹한다.
외돌괴로 유명한 삼매봉해안은 수심이 깊어 돌돔, 다금바리 포인트로 성가가 높은 데 9월부터 12월까지 돌돔, 여름에는 벵에돔과 오징어가 호조. 선박을 이용해 언제든지 낚시터에 오를 수 있다.
서귀포항에서 5km 거리에 있는 범섬은 기암절벽과 해식동굴이 빚어내는 풍경이 낚시꾼들을 압도한다. 여름부터 겨울까지 대형 돌돔, 참돔, 감성돔 등 다양한 어류가 무리지어 다닌다. 다만 섬주위에 급류가 흘러 잔잔한 날이 아니면 선착이 어렵고 조난위험도 있어 큰 섬 포인트에서의 밤 낚시는 삼가는 것이 좋다.
이곳 출조는 서귀포항에서도 선박이용이 가능하지만 법환동 포구에서 이용하면 요금도 저렴하고 더 편리하다.
▨우도
성산포에서 3.8km 떨어진 우도는 8월부터 이듬 해 1월까지 각종 돔, 농어, 볼락에 이르기까지 호황을 보인다. 주간명월, 톳칸이, 절터, 등대 밑, 고래굴 등 10여곳의 포인트가 있다.
우도 연안은 북제주 근해에서 비교적 수심이 깊고 난류의 영양을 받아 9월초부터 줄삼치, 방어, 부시리가 찾아 들고 추석전후로는 대형 삼치, 재방어의 놀이터가 돼 트롤링의 A급 낚시터로 손색이 없다.
성산포 또는 오조리 방파제에서 도선하면 4, 5인이 왕복 5만원선에 이용할 수 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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