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향 장기수 63명이 2일 북한으로 돌아간다. 북한은 최근 남한에서 송환될 그들의 명단과 활동경력 등을 TV와 신문을 통해 연일 보도하는 등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비전향 장기수들을 북으로 보내는 대신 당연히 데려와야 하는 국군포로와 납북자들에 대해서 우리는 생존여부는 물론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조차 거의 모르는 상태.
그러면 최근 국방부가 현재 생존해 있다고 밝힌 국군포로 343명과 납북자들은 과연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생존 국군포로들이 "이런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난 7월 제3국을 통해 귀환한 것으로 최근 드러난 강모(70)·김모(71)·허모(68)씨 등 4명은 정부기관이 침묵을 강요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으되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귀환 국군포로(94년 이후 15명)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생존 국군포로 대부분이 원해서든 또는 어쩔 수 없어서든지간에 '전향'을 했고, 지금도 상당한 육체적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94년 귀한한 조창호(70)씨 등에 따르면 북한은 전쟁 당시 국군포로들로 별도 부대를 편성, 세뇌교육을 시킨 뒤 비행장·철도복구공사 등에 동원했다. 전쟁이 끝나고 얼마 후인 56년쯤 국군포로들은 '해방전사'라는 딱지가 붙여진 채로 대부분 광산 등에 배치돼 혹사당했다.
두 딸과 함께 지난 97년 귀한한 양순용(74)씨는 휴전 직전인 53년 7월 중공군에 잡혀 아오지 탄광에서 40여년을 노역했다. 양씨는 "국군포로들은 탄광지역에서 무단으로 외출하다 적발되면 며칠씩 막장 안에 감금되곤 했다"고 밝혔다.
납북자들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현재까지 북한에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된 납북자 454명 가운데는 북한의 주장처럼 스스로 북을 선택한 소위 '의거입북자'도 없지는 않겠지만 , 대부분은 강제 피랍자들이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보내주지 않으면 귀환이 불가능하기에 체념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전언이다. 납북자들은 관계당국의 철저한 감시속에서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년전 귀순한 한 북한출신 전문직 여성은 "납북자들의 경우 체제에 순응하며 살겠다는 약속을 하더라도 전담요원에 의해 계속 감시받고 있으며, 당국은 일반 주민들에게 납북자와의 접촉을 삼갈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윤여상 한국정치발전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지난 6월 발표한 '납북자 현황과 북한내 생활실태에 관한 고찰'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북한은 회유와 협박을 통해 납북자들로 하여금 현실을 인정하게 한 뒤 체제선전이나 대남심리전, 대남공작요원 등으로 활용하다 활용가치가 떨어지면 탄광, 공장, 농장 등에 배치해 최하위 노동자층으로 전락시킨다"고 주장했다.
체제수용을 거부하는 납북자들은 정치범수용소 등 격리된 장소로 보내진다. 현재 납북자중 상당수가 정치범수용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까지 국가정보원이 확인한 사람만도 20여명에 달한다.
한편 북한이 탈북자들이나 반당·반혁명분자 등을 수용하는 정치범 수용소는 ○○관리소란 이름으로 북한 전역에 10여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곳에서는 하루 12시간이상의 강제노역 등 엄청난 인권유린행위가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宋回善기자 thes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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