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7월 말 1차 서울 장관급 회담에 이어 한달만에 평양에서 열린 2차 장관급 회담을 통해 한반도 현안 해결을 위한 7개 항의 공동보도문에 합의, 6·15 공동선언 이행의 본격적인 틀을 만들어냈다.
공동보도문은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궁극적인 통일과 직결되는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의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민족최대의 숙제인 전쟁재발 방지라는 위업 달성의 첫 걸음을 뗀 것으로 평가된다.
남북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해 군사당국자 회담 개최 등을 조속한 시일내에 협의한다는데 합의, 앞으로 직통전화 등 군사 대화채널을 확보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회담이 나흘째를 맞으면서도 양측의 이견대립으로 최대쟁점이 됐던 긴장완화·신뢰구축 문제는 결국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남측 수석대표인 박재규(朴在圭) 통일부 장관의 1일 오전 면담에서 실마리를 풀었다.
양측은 또 9월 27~30일 3차 장관급 회담을 제주 한라산에서 개최키로 합의, 장관급회담의 정례화를 재확인함에 따라 이 회담은 남북간 현안을 포괄적으로 협의하고 돌파구를 만들어가는 채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될 전망이다.
남북은 이와 함께 투자보장, 이중과세, 분쟁해결, 청산결제 등 경제협력 활성화와 관련한 제도적 장치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협상을 9월중 열기로 합의, 대북투자의 불안감 해소와 함께 경협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남북은 9월중 경의선 복원을 위한 실무접촉을 갖기로 합의함에 따라 경제,국방, 건설교통 관계자들이 망라되는 경의선 복원 공사의 진척이 기대됨은 물론, 문산~개성 새 도로를 건설하기로 의견을 같이 함에 따라 남북을 잇는 교통망도 확충될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인도애·동포애적 차원에서 차관형태의 식량지원을 제기한 북측의 요청에 대해 남측이 검토·협의하겠다고 화답해 합의를 이룬 점은 향후 남북 간의 상호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남북이 적십자회담에서 이산가족들의 서신교환을 추진하는 등의 문제를 협의키로 합의한 점은 가깝게는 이산가족의 한과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멀게는 전체 이산가족의 재결합이라는 목표에 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합의로 평가된다.
그러나 남북 대표단이 합의한 공동보도문은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대표적인 것은 2일 비전향 장기수 63명의 북송에 따라 일정 정도의 의견접근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에서 전혀 언급이 없었다는 점으로, 이러한 문제는향후 장관급 회담이 풀어야할 숙제로 여전히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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