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도사태속에 법정관리 및 화의 기업 속출로 평생 모은 재산을 날리고 연쇄 부도의 회오리에 휘말리는 사례가 꼬리를 물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지만 부실경영에 대한 사법적 책임을 묻는 경우는 극히 희박, 경제 도의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로 인해 상당수 부실기업인들이 법정관리 또는 화의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고의 부도, 재산은닉, 배임 등의 의혹을 철저히 파헤쳐 이들이 끼친 사회적 손실에 대한 도덕적 사법적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한다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현재 70여개에 달하는 대구.경북의 법정관리 및 화의 기업들은 재산보전처분에다 부도난 당좌수표에 대한 형사상 책임조차 지지않는 법의 보호속에 안주해 있다. 또 최소 5~6개월 걸리는 법원의 인가 결정까지 부채 상환 걱정도 없고, 인가 뒤에는 법정관리는 10년, 화의는 5년 이상 부채 분할 상환 등 각종 혜택을 누리고 있다.
반면 아파트 계약자, 협력업체, 채권자 등 선의의 피해자들은 이들 부실기업들이 부채 상환에 들어가기도 전에 재산적 파탄을 맞고 경제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처지다.
(주)보성의 화의로 내집마련의 꿈이 무너진 효목주공아파트 분양자의 경우 힘겨운 분양대금반환청구소송을 거쳐 채권을 확보하려해도 이 회사가 지난 연말부터 부채 상환 능력을 상실한 상태여서 가정파탄을 맞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부도를 낸 모 기업주는 법정관리 신청 한달전에 자신의 주택 2채를 친지의 명의로 가등기했다는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여전히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어 기업윤리의 실종이란 비난의 소리가 나돌고 있다.
이같은 부도사태와 사회적 물의속에서도 사법적 책임을 물어 형사소추를 당한 부실기업주는 (주)청구, (주)에덴주택 등 비리가 불거진 일부 기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기업주들은 조금만 여건이 어려워도 기업을 쉽게 포기하는가 하면 회사 재산을 빼돌린 뒤 각종 법적 혜택을 누리려고 법정관리나 화의를 신청하는 부도덕한 경우도 적잖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부 기업주는 측근을 법정관리인으로 내세우거나 화의로 경영권을 유지하며 버젓이 경제활동을 계속, 사회적 악영향을 끼친 부도에 대해 '경제범죄'라는 의식마저 흐려져 있다는 것이다.
권오상 변호사는 "부도를 낸 부실기업주에 대해서는 범법행위는 물론이고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도 법적 처벌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경제계 한 인사는 "사실상 파산한 기업이 파격적 금융 혜택 등을 무기로 덤핑을 일삼아 정상적 기업이 원가경쟁에서 밀리는 경제왜곡 현상도 적지않다"고 꼬집었다.
대구경실련.참여연대 등은 "서민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는데도 부도덕한 기업주들은 처벌조차 받지 않는다면 큰 문제"라면서 "검찰은 배임.고의파산.횡령 등의 명백한 범죄행위 뿐만 아니라 도덕적 해이에 기인한 경영부실에 대해서도 책임소재를 추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崔在王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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