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대출 외압 의혹을 줄곧 부인해온 한빛은행 전 관악지점장 신창섭(48.구속)씨가 이 은행 이수길(李洙吉.55) 부행장으로부터 '아크월드를 도와주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 부행장의 개입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부행장이 이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신씨와 대출과 관련해 잇따라 통화를 한데다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47.구속)씨와도 직접 만났던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씨와 이 부행장의 진술이 지난 2일 새벽 대질신문에도 불구하고 엇갈리고 있어 의문을 더하고 있다.
◇이 부행장-신씨 진술 차이= 신씨 주장은 지난 1월 이 부행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아크월드의 사업전망을 묻길래 '7~8월이면 정상화될 것 같은데 감사때문에 지원하기 힘들다'고 했더니 '그러면 도와주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부행장은 1월에는 통화한 사실조차 없다고 부인했다.
신씨는 "전화가 없었다면 부당대출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 이 부행장의 압력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관악지점에 대한 본점 감사가 시작될 무렵인 지난 8월10일과 11일 2차례 통화한 사실은 두 사람 모두 인정하고 있으나 통화내용은 엇갈리고 있다.
신씨는 이 부행장이 '아크월드에 문제가 있느냐'고 물어 '8월말이면 해결될 것'이라고 하니까 '문제가 정리되게 도와주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11일 통화에서는 '대출액이 200억원이 아니라 400억원이 넘지않느냐'고 화를 내며 '사무실로 들어오라'고 지시했다는 것.
그러나 이 부행장은 신씨가 감사를 늦춰달라고 해 '감사가 (채권회수와) 무슨 상관이냐. 채권회수에 전력을 다하라'고 호통을 쳤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이 부행장은 8월10일 박혜룡씨가 박지원 장관의 조카라며 간곡히 요청해 만났더니 감사를 늦춰달라고 해 곧바로 신씨에게 전화해 상황을 점검했다고 주장했다.
8월12일 신씨가 본점에 호출돼 이 부행장과 나눈 대화는 '채권회수에 전념하라'는 것으로 두 사람의 진술이 일치한다.
이 자리에서 이 부행장은 '박혜룡씨가 박지원 장관 조카 맞느냐'고 물어 '그렇다'고 답했다는 게 신씨의 진술이다.
◇대출압력 있었나= 검찰은 "그 정도의 통화내용을 압력으로 봐야할 지 의문"이라며 신씨 진술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이 부행장은 "설사 신씨 말이 맞더라도 '막 도와주라'는 취지는 아니었고 8월의 전화도 채권회수를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불법대출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신씨가 왜 뒤늦게 이 부행장을 언급한 것일까.
이와 관련, 검찰 안팎에서는 박혜룡씨와 짜고 거액의 대출사기극을 주도했다는 방향으로 수사가 진행돼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는 신씨가 정상 참작 여지를 만들기 위해 이 부행장을 끌고 들어간 게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부행장이 수많은 업체중 하필 아크월드에 관심을 갖고 전화를 걸었던 이유는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않는다.
본점 수뇌부가 특정업체의 대출문제로 지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사례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뭔가 '윗선'의 언질이 있었음을 추정케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부행장이 박씨를 만난 경위도 2자 또는 3자 대질을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이 부행장이 박지원 장관과도 3차례 통화했다는 진술과 관련해서도 또다른 의혹이 일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조사결과 '대출과는 무관한 개인적인 통화'라며 외압 의혹과는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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