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찰 한빛은 수사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검찰은 이번 사건을 전 관악지점장 신창섭(48.구속)씨가 주도한 대출사기극으로 사실상 결론짓고 대출금 용처와 외압여부에 대한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신씨가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47.구속)씨와 짜고 200여개 차명계좌에 수백억원대의 대출금을 임의로 관리해오면서 무모한 거액대출을 일삼음으로써 부도덕한 금융사고를 유발했다는 것이 사건의 본질이라는 설명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외압 여부를 다각도로 조사했으나 직접적인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신씨가 모험을 감행하면서까지 챙기려 했던 이익이 무엇인지와 이수길 부행장과 통화하게 된 경위 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아직 의문점은 남아있다.

◇대출금 규모와 용처=신씨가 아크월드와 R, S사 등에 불법대출해준 총액은 466억원으로 이중 아크월드에 대출된 51억원의 용처가 불분명한 상태다.

R사에 대출해준 77억원과 S사에 내준 67억원, 그리고 S사가 전기기자재 업체 T사에 재대출한 114억원은 장부상 용처가 확인됐다.

아크월드에 준 205억원 중 154억원도 기존 정상대출의 채무상환금과 어음결제금, 자재수입비용, 각종 경비 등에 쓰여진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검찰은 나머지 51억원중 신씨가 챙겼을 가능성이 있는 돈을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고 신씨의 보유재산을 추적하는 한편 비밀장부가 있는지 캐고 있다신씨가 위험을 무릅쓰고 대출을 감행한데는 뭔가 반대급부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51억원 중 신씨가 박씨도 모르게 인출한 뒤 친지를 통해 해외로 송금한 170만달러(19억원)에 주목하고 있다.

◇대출외압 여부=신씨가 은행내부든 외부든 윗선에서 받았다고 진술한 압력은 이수길 부행장으로부터 걸려온 전화가 유일하다.

검찰은 그러나 이 부행장의 전화를 압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인데다 '전화가 없었다면 불법대출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신씨 주장에 그다지 신빙성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달 10일 관악지점에 본점 감사반이 들이닥치자 신씨가 '장관조카'로 알고 있던 박씨의 배경을 내세워 감사를 무마해 보라고 부추겼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추정이다.

◇신보 대출압력 여부=수사도중 불거진 신용보증기금 대출보증 압력 의혹은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한 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52)씨가 종적을 감춘 상태여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한빛은 불법대출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더라도 이씨가 검거될 경우 박혜룡씨의 동생인 현룡(40.전 청와대 행정관)씨를 재소환, 압력이 있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따라서 오는 7, 8일께 신씨와 박씨 등 불법대출 관련자 4명을 기소한 뒤라도 이씨가 검거되지 않는 한 대출압력 의혹의 불씨는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