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는 고발한다, 비윤리적 의사를'

현직의사 '히포크라테스의 배신자들' 발간 "공공의 이익을 위해 부여받은 독점적인 지식과 학문을 파렴치한 동료를 보호하는 무기로 사용하지 말라."

현직의사가 의료현장에서 벌어지는 각종 의료사고와 이에 따른 자신의 잘못을감추려는 의사들의 비윤리적 행태를 고발한 책을 내놓았다.

'히포크라테스의 배신자들'(무역경영사 간)이 그것.

인터넷병원을 표방하는 의료사이트인 '아파요 닷컴'(www.apayo.com)을 운영하며의약분업 실시에 맞춰 사이버 처방전을 발행,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법의학연구소 민경찬 소장이 출간한 이 책은 의료사고 백서라 할만하다.

그만큼 이 책에는 현직의사인 민소장이 지난 7여년 동안 의료사고 상담을 하면서 모아놓은 의료사고 피해자들의 사연과 의사들의 도덕불감증이 낱낱이 기록돼 있다.

책에는 기본적인 사전검사를 하지 않은 채 제왕절개 수술을 감행한 의사 때문에출혈과다로 아내를 잃고 술로 나날을 보내며 시름하는 남편을 비롯해 '약을 많이 사용할 수록 효과도 높아진다'는 그릇된 의학지식에 근거해 약물과다투여한 의사로 인해 신부전증에 걸려 평생 고통 속에서 지내야하는 환자가족의 아픔도 담겨 있다. 또 암이 아닌데도 오진으로 악성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는 바람에 불구자의신세로 전락,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의료사고 피해자의 기구한 사연과 배가 갑자기 아파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는 장이 꼬인 것을 모르고 오히려뇌질환이 의심된다며 정신과 진찰을 받게 하는 바람에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한 환자에 이르기까지 어처구니없는 각종 의료과실의 실상도 실려 있다.

이와 함께 수술기록을 조작하고 의료사고 소송에서 동료의사를 보호하기 위해증거조작과 거짓주장을 일삼는 파렴치한 의사들의 행태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의료계 집단파업으로 의료분쟁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 책은 의사가 의사과실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어 의사사회 내부에서 상당한 파문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인지 저자는 "이 책은 다수의 순수한 의사들을 매도하기 위한 글이 결코아니다"고 못박으면서 "의사집단 내부를 오염시키며 집단전체를 왜곡된 이미지로 덧씌우는 잘못된 소수를 정화하고 걸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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