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형택 졌지만 당당했다

(뉴욕연합)'역시 피트 샘프라스(미국)의 벽은 높았다'한국 남자선수로는 최초로 4대 메이저테니스대회 16강에 진출한 이형택(삼성증권)이 세계최강으로 꼽히는 샘프라스를 상대로 선전했으나 아쉽게 졌다.

세계랭킹 182위 이형택은 5일(한국시간) 뉴욕 플러싱메도 국립테니스센터에서계속된 2000 US오픈테니스대회 8일째 남자단식 4회전에서 4번 시드 샘프라스에 0대3으로 패했다.

1세트에서 첫번째 게임을 러브게임으로 따내며 기세를 올린 이형택은 샘프라스의 강서브에 직접 맞서기보다 서비스게임을 놓치지 않는 전략으로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쳤으나 타이브레이크 게임에서 4대7로 무너졌다.

1세트를 아깝게 놓친 이형택은 빠르고 휘는 각도가 큰 샘프라스의 서브에 고전하며 2세트를 2대6으로 쉽게 내줬으나 3세트 들어 패싱샷과 스트로크가 살아나 게임스코어 4대4까지 팽팽한 접전을 계속했다.

그러나 이형택은 강서브 이후 빠르게 네트로 돌진해오는 샘프라스의 저돌적인 공격에 2게임을 내리 허용, 결국 꿈에 그리던 8강 진출의 꿈은 사라졌다.

비록 경기는 완패했지만 경기 내용면에서는 이형택도 세계 톱랭커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웬만한 선수들은 제대로 받아넘기기조차 힘든 샘프라스의 강서브를 오히려 받기 힘든 코스로 리턴하는가 하면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싱샷으로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특히 그라운드 스트로크에서는 4대 메이저대회를 13번이나 제패한 샘프라스에 결코 뒤지지 않았으며 스트로크로 볼을 오래 주고 받을 때는 오히려 샘프라스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 수록 샘프라스의 강한 서브와 정확한 발리가 위력을 발했고 이형택의 서비스 리턴도 네트에 걸리거나 위로 떠 기량의 차이를 실감했다.

이날 이형택은 첫번째 서비스 성공률에서는 61%를 기록, 샘프라스(59%)를 앞섰지만 서비스에이스는 3-14의 절대적인 열세를 보여 불리한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애시코트 관중석 하단에 자리잡은 한국 교민들은 이형택의 멋진 공격이 성공할때마다 환호성을 질렀고 경기를 마친 후 샘프라스와 악수를 하고 나오는 이형택에게 앞다투어 격려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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