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으로부터 287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47.구속)씨는 무슨 사정이 있었길래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했던 것일까.
이와 관련, 박씨가 검찰조사 과정에서 지난해 자신의 사업이 한차례 큰 '굴곡'을 겪었다는 얘기를 털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씨는 최근 조사에서 "작년말쯤 유망한 투자처를 물색하다가 한 수도꼭지 제작업체와 연예인 양성을 전문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업체를 찍어 70억원의 거금을 투자했는데 그쪽 사업이 잘못되는 바람에 단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몽땅 날려 버렸다"고 진술했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검찰은 불법대출이 시작된 지난 2월 이전에 이미 아크월드의 정상대출금이 150억원 단위까지 올라갈 수 밖에 이유가 바로 박씨의 무리한 투자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즉 이번 사건과 같은 엄청난 금융사고를 야기한 원인도 당시 투자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씨가 고수익을 기대했던 예상과 달리 빚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신창섭(48.구속) 전 관악지점장과 짜고 내국신용장을 위조하는 수법 등으로 287억원을 불법 대출받았다는 것.
아크월드와 함께 불법대출을 받은 R, S사의 사정도 비슷해 보인다.
검찰은 R사의 경우 한남동에 있는 18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이 분양되기만 하면 300억원대 거금이 들어올 것으로 보고 공사비에 77억원의 대출금을 쏟아 부었고, 40년 전통의 S사 역시 코스닥 등록을 목전에 두고 사업자금 조달을 위해 67억원을 대출받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런 업체들의 사정과 '한탕'을 노린 신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번 대출사기극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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