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시인이자 외교관으로 197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파블로 네루다(1904-1973)의 시선집이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
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온 '실론 섬 앞에서 부르는 노래'(고혜선 옮김)는 네루다의 초기 시들을 묶은 시선집. 그의 연작 시집 '지상의 거처'에 수록된 작품들을 쓰여진 순서대로 옮겼다. 주로 1927년부터 32년까지 동남아시아에 영사로 머물 때 쓴 시들로 동양에서 쓴 시, 동양을 회상하며 쓴 시를 이번 시선집에 담았다.
대부분 우리말로 처음 번역 소개되는 이 시들은 우리 독자들에게는 다소 난해한 작품이다. 평론가들로부터 '가장 아름다운 초현실주의 언어로 쓰여진 시집'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초현실주의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이 작품들은 젊은 날의 외로움과 시와 사랑에 대한 열정을 관능적인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영화 '일 포스티노'에서 배우 필립 느와레의 연기도 그의 일화들이 소개됐던 네루다의 시에는 '고독'이 진하게 묻어난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이질적인 세계, 고향과 너무 먼 세계에서 향수에 시달리며 외로움을 느끼는 시인의 내면 세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난한 이웃에 대한 연민, 시인으로서의 길을 가려는 열망, 미얀마 원주민 여성 조시 블리스와의 사랑과 좌절, 미지의 세계에서 느끼는 이질감과 단조로운 삶에 대한 회한 등이 강렬한 시로 형상화되어 있다. -徐琮澈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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