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 여섯살된 아이 둘을 데리고 30대 초반의 젊은 엄마가 왔다. 몇달 전 발견한 유방의 몽우리를 대수롭잖게 생각했으나 최근 커지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었다.그러나 조직 검사 결과는 진행된 유방암. 불과 30대 초반인 환자였기에 더 충격적이었다. 자기 집안에는 유방암에 걸린 사람도 없었고 자기는 모유로 아이들을 키웠는데 유방암일 리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체적 상황은 아주 심상 찮다. 유방암이 급증하고 있는 것. 10년 전에 비해 거의 2배일 정도이니, 폭발적인 증가라 해야 더 맞을 것이다.
유방암이 많은 미국에서는 55세 이후의 폐경기 여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4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더욱이 전체 유방암의 15%나 차지할 정도로 35세 이하 젊은 여성들의 발병이 많다. 외국과는 양태가 크게 다른 것이다.미국과 비교하면, 유방 모양뿐 아니라 유방암 발생 빈도도 다르다. 이러한 차이를 생각지 않고 미국에서 권유하는 유방암 검진 스케줄을 따르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유방암 학회에서 권유하는 정기 검진 스케줄을 보면, 40세 이상이면 2년에 한 번씩, 50세가 넘으면 1년에 한번씩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임상 경험에 비춰볼 때 한국인에게는 이런 권유가 바뀌어야 한다. 25세가 넘으면 자가 검진을 해야 하고, 35세에는 기본적인 유방암 검진을 받아야 하며, 그 후에는 환자에 따라서 1, 2년 간격으로 주기적인 검진을 해야 한다. 이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다.
유방암은 사진(맘모), 초음파, 만져보기(촉진) 등으로 진단된다. 미국인은 유방에 지방질이 많아 유방암 진단에서 사진이 무척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여성은 유방 조직이 치밀해 초음파가 더 중요하다.
유방암의 원인은 다양하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지 않았다, 집에 유방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 등등은 그 중 하나의 원인일 뿐이다.
그러나 보다 명확한 한가지는, 유방암이 완치할 수 있는 암이라는 것이다. 빨리 발견할수록 완치율은 높아진다.
임재양 외과의원장(www.yub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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