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소고기 시장 완전 개방에 따른 양축농가의 불안감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란 점에서 익숙해져 있는 상태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칠레산이 관세없이 본격 들어와 어느 정도 타격을 미칠지 모르는 국내 포도 농가들의 끝모를 불안감이나 중국산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마늘 농가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셈.
소고기 시장은 사실상 98년부터 개방된 것이나 다를 바 없는 상태여서 양축농가들이 내년 소고기 시장이 완전 개방된다는 점에 새삼 동요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98년과 99년 소고기 수입 쿼터량은 각 18만7천t, 20만6천t. 그러나 두 해 모두 7만7천, 16만3천t 등으로 수입량이 쿼터량을 채우지 못했다. 올해도 22만5천t이 쿼터량이지만 7월말 현재 수입량은 13만1천t 정도에 불과, 여전히 쿼터량이 남아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수입 소고기에 대한 국내 수요가 그다지 크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어 그나마 양축농가에 위안이 되고 있는 것.
또 지난 3월 구제역 파동 직후 240만원대(큰 수소 500kg기준)로 떨어졌던 산지 소값이 9월 5일 기준 260만원대를 형성, 안정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불안감과는 다소 거리를 보이는 요소다.
여기엔 수입 개방에 대비해 97년 전국적으로 273만여 마리에 이르던 국내 소 사육두수를 올 현재 180만 여두로 '공급'사이드를 대폭 축소하는 정책을 써 온 것과 적잖은 상관관계를 갖고도 있다. 경북지역도 이에따라 97년 52만 마리에서 지금 34만여 마리로 사육두수가 줄어든 상태다.
그러나 이에도 불구, 완전 수입 개방에 따른 위기감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축산전문가들은 현재 260만원대의 소값으로는 수입 소와 경쟁하기엔 버겁다는 점을 숙제로 들고 있다. 큰 수소 500kg 기준, 230~250만원 정도가 수입산과 경쟁이 가능한 소값이란 것이 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 기준선에서 국내 소값이 반등하면 수입 소가 공급돼 또 다시 기준선에 수렴되고 하는 일들이 반복될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이같은 기준선을 국내 양축농가들이 견뎌낼 수 있느냐는 데 있다. 구제역 직후 소값이 240만원대로 떨어지자 국내 축산농가들이 저마다 앓는 소리를 내야만 했었다.
결국 해법은 고기 질을 크게 향상시키는 품질고급화와 생산비 절감 등에 모아진다. 적정 사육두수 유지와 축산 기반 유지를 위한 정책도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 우수 한우의 체세포를 채취, 세포핵을 주입 배양된 수정란을 대리모에 이식해 복제하는 기술이 축산기술 연구소 등에서 개발중에 있어 획기적 가축개량과 소득증대 등의 성과가 기대되고도 있다.
경북도 한 관계자는 "소고기 시장의 완전 수입 자유화는 2, 3년전에 사실상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고 그 해법도 나와 있는 상태"라며 "이를 오히려 양축 경영개선의 기회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裵洪珞기자 bh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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