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하-이웃사랑이 바로 내사랑

사회복지시설에 온정의 손길이 거의 끊긴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추석이 눈앞에 있지만 찾아오는 사람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 드는 바람에 IMF후 최악의 상태이고 자선가들의 방문을 기대조차 하지않고 있다는 실정은 메마른 인심의 반영 아닌가싶다. 외국 관광지로 빠져 나가는 관광객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도 양로원, 보육원 등을 찾는 발길은 뚝떨어지고 있어 '어두운 구석'과 '즐기는자들의 행렬'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준다.

예년 같이 '얼굴 내밀기'방문조차 거의 없는 현실은 가슴 아픈일의 차원을 넘은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기업체나 단체에서 선물꾸러미를 앞에 놓고 사진을 찍는 연례행사 조차 그리울 지경이라는 사회복지시설의 형편은 어떻게 보면 각박한 사회의 자화상으로 볼수 있다. 관공서 이웃돕기 창구도 전에 없이 썰렁하다는 보도이고 보면 외로운 처지의 노인이나 고아들의 추석은 가슴아픈 날이 될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남을 돕는 것은 자기자신에 대한 배려라고 본다. 많이 있다고 해서 많이 도울수 있는 것은 아니고 마음 씀씀이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가진것이 별로 없어도 남모르게 딱한 처지에 놓인 이웃에게 큰 사랑을 베푸는 '크게 보이는 행적'으로 해서 우리 사회는 그래도 살맛이 나는 세상이다. 위안부출신의 70대 노인이 고아들을 위해 거액의 돈을 쾌척한 얼마전의 일은 누구나 흉내낼 수 없는 '큰 걸음'이어서 맑디 맑은 가을하늘 만큼이나 상쾌하다. 남의 집 살이 등으로 모은 전재산을 학비가 없이 못배울 처지에 빠진 청소년 장학금으로 선뜻 내놓아 국민들의 심금을 울린 80대 할머니는 '도우는 일에 귀천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IMF이후 우리사회는 빈부의 격차가 심화일로에 있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저소득 계층은 벌이도 시원찮아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은 우방부도 쇼크 등으로 해서 다른지역에 비해 경제사정은 나빠진게 사실이다. 임금의 체불도 당장 해결 기미도 없어 어느때보다 어렵다. 이웃에게 관심을 보일 여유가 없는것도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더욱 딱한 처지에 놓여 있는 불우이웃들을 두고만 볼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불우이웃을 돕는 일은 공동작업이다. 다만 가진자들이 관심을 더 가져야 할 일이다. 소유한 재력은 사회구성원들이 이룰 수 있도록 도운 결과이고 보면 외면할 일이 아니다. 쓸쓸하게 추석을 맞는 이웃들에게 펴는 온정은 우리들 모두의 책임이다. 넓게 보면 이웃사랑은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귀결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