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창업 '외화내빈'

올들어 7월까지 대구지역에서 새로 창업한 법인 수는 지난해보다 늘었으나 제조업 신설은 격감한 반면 수익성, 성장성 등이 낮은 서비스 및 건설업종 창업은 늘어나 지역 주력산업 형성이 왜곡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은행 대구지점이 발표한 '최근 대구지역 신설법인 현황 및 특징'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대구지역 신설법인 수는 1천2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6개보다 19% 늘어났다.

그러나 제조업 신설법인 수는 27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48개에 비해 오히려 22%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전기.기타기계장비 업체가 다소 늘어난 데 그쳤을 뿐 섬유.의복 37%, 비금속.1차.조립금속 28%, 자동차.트레일러 20% 등 대부분 감소해 제조업 기반이 약화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에 반해 서비스업 신설법인 수는 637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70개에 비해 35% 늘어났으며 특히 부동산.사업서비스, 운수.창고.통신, 도.소매 업종의 창업이 활발했다. 또 건설업 신설법인 수도 25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8개에 비해 50% 폭증했다. 〈표참조〉

한국은행 대구지점은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서비스업 진입규제가 완화되고 각종 창업투자지원제도가 확충되면서 손쉬운 서비스 창업으로 몰린 탓이라고 분석했다.

건설업체가 늘어난 것 역시 지난해 4월 건설행정규제가 완화된 데다 최근 지역 대형 건설업체들이 법정관리, 워크아웃 등으로 위축된 공백을 틈타 소형 건설업체가 대거 신설된 때문으로 풀이했다.

한국은행 대구지점은 그러나 창업이 수익성 낮은 업종에 편중돼 있어 영업기반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뿐더러 지역경제 자체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창업이 활발한 부동산.임대업은 수익성이, 건설업과 도.소매업은 성장.수익.건전성 모두가 저조한 업종이라는 지적이다. 중소 건설업체들의 난립으로 과당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걱정했다.

한국은행 대구지점 기획조사과 허상도 조사역은 "지역산업이 견실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선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및 산업디자인 개발 같은 첨단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부문이나 영상, 음향, 통신, 의료, 광학 등 첨단 제조업에서의 창업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李相勳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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