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한 채 장외 대규모 집회로 정부 여당을 압박하자 여당도 "한나라당의 국회 포기는 국민 배신행위"라며 강력 비난, 여론을 겨냥한 여야 대결이 가속화되고 있다.
야당이 현 정부와 여당을 "국민을 피곤하고 짜증스럽게 만드는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자 여당도 "국민을 피곤하게 만드는 이회창식 정치는 국민에게도 한나라당에도 좋지 않다"고 맞불을 놓으며 민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7일 서울역 집회를 강행한 한나라당은 18일 대구에서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는 등 일단 9월 국회 등원은 포기한 상태다. 이에 따라 8일로 예정된 헌법재판소장 및 재판관 인준 동의안 처리건도 헌재재판관 임기 만료일인 14일까지 미루자는 입장을 보여 여당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역 집회에서 한나라당은 부정선거 축소 은폐를 비롯 한빛은행 불법대출, 의료대란, 대북정책 혼선 등을 4대 국정 난맥상으로 규정, 여당을 성토했다. 연사로 나선 의원들은 "국민의 뜻을 모르는 사오정 정권", "장관이 한달도 못가는 하루살이 정권", "입만 열면 민주주의니 개혁이니 하면서도 알고 보면 부정·비리·거짓말 덩어리"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또 "김대중 대통령이 비참한 최후를 맞지 않으려면 박지원 같은 간신배를 처단하고 민주당 총재직을 내놓은 뒤 국정에만 전념해야 할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민주당은 하루 아침에 공중분해될지도 모른다"고 발언수위를 한껏 높였다.
이회창 총재의 발언도 강경했다. "2년전 총재가 되고 상생정치를 하려 했는데 여당은 바로 그날 야당 파괴를 시작했고 총선 뒤에는 국회 날치기로 뒤통수를 쳤다"며 투쟁의지를 다졌다.
민주당의 반격도 만만찮다. 민주당은 8일 한나라당이 전날의 서울역집회에 이어 이날 명동 일대에서 당보를 가두배포하는 등 장외투쟁의 수위를 높이는데 대해 당 6역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장외집회 중단과 국회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특히 민주당은 한나라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서울역 집회에서 자극적인 용어를 총동원, 김 대통령과 여권의 정국운영 방식을 맹비난한데 대해 이 총재를 '대권병에 사로잡힌 사람'이라고 역공을 취하는 등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김옥두 사무총장도 한나라당의 장외집회를 "이 총재의 대권병이 잉태한 장외정치"라고 규정한뒤 "이 총재는 대권병에 눈이 어두워 강경파가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 연극배우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9일 서울역과 강남터미널 등지에서 귀향객을 상대로 각각 '정부 여당의 국정파탄 행위'와 '한나라당 장외집회의 부당성'을 알리는 특별당보를 배포하는 대국민 선전전을 벌일 계획이이어서 정국정상화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보인다.
徐泳瓘기자 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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