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 불법대출에 대한 근원적인 의혹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이 서둘러 수사결과 발표한다는 건 자칫 더 큰 화근을 자초할지도 모른다. 검찰이 발표할 수사결과가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지만 의혹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없으면 검찰은 여권의 눈치만 살폈다는 점에서 또한번 중립성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농후하다.이번 사건의 핵심은 외압의 실체를 검찰수사에서 규명하는 것이었다.
그 외압은 은행내부와 외부 두가지로 나뉘어진다. 이게 모두 지금까지 전혀 밝혀진게 없다. 우선 은행측이 지난 1월 감사에서 관악지점의 대출 이상징후를 발견하고도 왜 그때 적법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가가 아직 의문으로 남아 있다. 이에는 은행의 실세라 불리는 이수길 부행장이 특감시점에 문제의 신 전지점장에게 전화를 걸어 잘봐주라고 했고 그기엔 박지원장관의 조카라 사칭한 박혜룡씨가 이 부행장에게 특감중지를 요청하는 청탁이 있었다는게 지금까지 의혹의 대체적 윤곽이다그렇다면 당연히 검찰은 이 부행장에 대한 강도높은 수사와 함께 신 전지점장, 박혜룡씨에 대한 대질신문을 벌여 그 진위를 가려야 마땅하다. 그런데 검찰은 단한차례 이부행장을 불러 물어보니 아니라고 하더라며 그걸 근거로 외압징후를 발견못했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이 언제부터 이렇게 수사를 허술하게 했는지 의구심이 가는 대목이다. 대질신문조차 하려다 돌연 취소한 배경도 의문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더욱이 이 부행장은 바로 박지원 장관의 청탁성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의 장본인이 아닌가. 그를 강도높게 추궁하면 뭔가 나온다는건 수사의 기본이다. 이걸 왜 검찰은 미적거렸는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두번째는 박지원 장관이 신용보증 전 지점장 이운영씨에게 가했다는 대출보증 압력부분이다. 물론 박 장관은 해명차원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씨는 2차례에 걸쳐 기자회견을 자청, 분명히 박 장관이 대출보증 압력 전화를 했다며 그 구체적인 내용까지 상세하게 공개한 바 있다. 그런데 검찰은 이씨를 검거하거나 자수해오면 밝힐 일이라면서 이상하게 소극적이다. 아니 아예 건드릴 의향조차 없어보인다. 지금 정치권이나 여론은 "바로 이 외압의 몸통이 박 장관"이라며 들끓고 있는 마당이다. 검찰이 맘만 먹는다면 우선 반공개적으로 나다니는 이씨를 검거못할리 없는게 아닌가. 그를 검거해 박 장관과 대질신문이라도 벌이는게 수사의 기본수칙이다.
검찰은 이미 정치쟁점화된 이번 사건을 너무 안이하게 처리한다면 되레 특검제를 자초한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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