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國政)이 마비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연일 장외에서 국정파탄 규탄 집회를 갖고 집권 여당의 총선비용 실사 개입의혹과 한빛은행 대출 부정 사건의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요구를 묵살, '법대로'로 하겠다고 맞서면서 단독 국회도 불사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민주정치의 요체인 대화(對話)는 실종된지 오래인채 국정이 표류하고 있는게 우리 정치의 현실이다. 이래서야 되겠는가. 우리는 여당이 주장하는것처럼 모든 국정 현안은 의회에서 처리돼야 한다는 의회주의(議會主義)에 물론 동조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온 세상 사람들이 의혹을 품고 있는 문제들을 유야무야로 종결 짓고는 야당더러 무턱대고 국회 복귀만은 요구한다면 누가 이에 응할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민주당 의원조차도 "한빛 은행 부정.대출 사건에 대해 당이 왜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가. 떳떳 하다면 특검제라도 하자"고 의원총회에서 주장하고 있는 판에 의혹은 그대로 남겨둔채 야당만 나무랄 일인지 자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역지사지(易地思之)해서 민주당이 한나라당 입장이라면 지금같은 때에 장외 투쟁을 하지 않고 선뜻 국회에 등원할것인지 되묻고 싶다. 민주당은 국회법대로 처리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할것이 아니라 총선 실사 개입이나 한빛은행 부정대출 사건의 의혹을 낱낱이 밝히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해서 민주당은 이 문제를 깨끗이 척결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이는 것이 선결문제다. 그런데도 지금처럼 '강한 여당'과 '국회법 원칙'만을 내세운다면 우선 국민부터 이를 외면할 것임을 지적지 않을 수 없다. 여당은 이 시점에 특검제를 도입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해서라도 자신의 결벽성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렇게한 연후에 야당에게 국회 등원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이런 터수에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최고 의원이 오히려 한나라당 양분론(兩分論)을 들고 나오는 등 동떨어진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
한 의원이 한나라당이 강경투쟁을 하다가는 당내분이 일어나 당이 갈라진다고 오히려 야당을 걱정(?)하고 있는 모습에서 우리는 여당 수뇌부의 안이한 현실 인식을 확인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위기론과 혁신론을 목청높여 외치던 정당답게 당당히 의혹사건들의 진상을 한점 부끄럼없이 밝히고 그 연후에 야당의 장외투쟁을 꾸짖는 것이 도리임을 부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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