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을 전 관악지점장 신창섭(48.구속)씨가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47.구속)씨와 짜고 주도한 '신종 대출사기극'으로 결론냈지만 사건전모를 둘러싼 의문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불법대출 과정에 은행 내.외부인사 개입의혹과 대출금의 정확한 용처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데다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난 신씨의 범행동기가 여전히 아리송하기 때문이다.
17일간의 수사에서 드러난 이번 사건의 전모는 '지점장으로 부임한 신씨가 실세장관의 조카로 통하던 박씨를 보고 아크월드에 대출을 해주다 한계에 도달하자 박씨와 짜고 허위 내국신용장 어음을 매입하는 수법으로 466억원이라는 거액을 아크월드등 3개사에 불법대출해준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수사과정에서 윗선이나 외부의 입김이 작용했을 만한 '흔적'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본점 감사팀 관계자들은 "신씨가 감사를 받으면서 '윗분도 아는 사안'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고, 이 부행장이 지난 1월 감사에서 '은밀하게 감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검찰 관계자도 "이 부행장이나 감사팀의 경우 '형사적으로는' 혐의점을 찾을 수없다"고 말해 지난 1, 4월 감사에서 관악지점의 과다대출 징후를 포착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배경이 사법처리 대상은 아니지만 징계대상은 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대출금의 행방 역시 큰 줄기는 잡혔지만 세세한 용처는 사실상 '확인불능' 상태.검찰은 466억원의 불법대출금 중 △아직 용처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 3억2천만원의 행방 △전 대리 김영민씨가 대출금 계좌에서 인출해 가족들 명의 계좌로 이체한 3억여원의 출처 △신씨가 미국 D사에 송금한 170만달러(19억원) 중 대출금 계좌에서 나온 4억5천만원을 유용한 경위 등 세방향으로 최종 추적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나머지 대출금 용처는 모두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466억원의 용처가 확인됐다는 것은 은행 장부와 업체 장부 간의 차액이 '숫자상으로' 맞아 떨어졌다는 뜻일 뿐 이 돈의 실제 쓰임새가 다 밝혀진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검찰의 용처추적은 개운찮은 뒤맛을 남기고 있다.
또 통상적인 리베이트 관행으로 볼 때 수사결과 밝혀진 커미션 3천200만원외에 직접적으로 챙긴 뒷돈없이 단지 실적을 높이거나 대출 상대방의 배경만 믿고 '알아서 기는' 식으로 거액을 몰아줬다는 범행동기해석 역시 쉽사리 납득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