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동석 순회공연을 보고

지난 6일 오후 7시30분,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렸던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의 전국순회 연주회.

강동석이 이 무대에서 들려줬던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四季)'는 강동석 자신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물론, 그의 음악과 그의 호흡을 강하게 표출했다. 이 날 공연장에서 비발디의 '사계'를 들으면서 필자는 확연하게 구별되는 우리 대한민국의 봄·여름·가을·겨울에 강동석의 소리가 꼭 들어맞는것 같았다.아지랑이 피어오르고, 뜨겁게 달아오르는 지열을 느끼고, 형형각색으로 물들이면서 우리를 감동시키고, 차가운 칼날과도 같이 매섭게 불고 몰아치는….

그는 거칠게 활을 그어대면서 자신의 절제하기 어려운 뜨거운 사랑과 인생의 고독, 열정을 남김없이 뿜어대고 있었다.

강동석이 만들어낸 비발디의 '사계'는 최선을 다한 연주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번 연주회를 기획한 주최측의 무성의는 실망스러운 점이 많았다. 우선 공연안내장에는 '페스티발챔버'가 참여하는 것으로 광고해놓고 실제 공연에서는 '바로크합주단'이 연주를 맡았다.

특히 바로크합주단이 연주한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Eine Kleine Nachtmusik)'는 지방공연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때문인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정성이 담긴 연주는 아니었는듯하다. 귀가 감미롭지 못했다. -박 경 숙(빈 국립음대 졸업. 대구시향 수석 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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