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바렌츠해에서 침몰한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는 또다른 자국 순양함이 발사한 미사일에 맞아 사고를 당했다는 조사 보고서를 FSB(연방보안국)가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독일의 베를리너 자이퉁 신문이 모스크바 현지발로 8일 보도했다.
신문은 FSB 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특별 조사위원회가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달 31일 제출했으며, 미사일을 발사한 선박은 러시아 북해 함대 훈련에 함께 참가 중이던 핵추진 순양함 '표토르대제 호'이고, 발사된 미사일은 신형 대잠함이라고 전했다.
목표 추적 탄두를 장착하고 있는 이 미사일은 발사된 후 바다 속에서 약 20㎞를 나아 갔으며, 이어 '표토르대제 호'에서 식별이 가능한 2차례의 수중 폭발이 관측됐다. 쿠르스크호와 미사일의 수중 진입 지점과의 거리는 400m였다는 결론이 나중에 내려졌다.
그러나 FSB의 보고서는 미사일이 어떠한 이유로 쿠르스크호를 가격했는지를 밝히지는 않았다. 신형 미사일 자체에 이상이 있거나 시스템이 적과 아군을 구분할 수 없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표토르대제 호'는 지난달 2일부터 러시아에 대한 핵공격을 방어하는 북해함대 훈련에 참가해 매일 미사일을 발사해 왔으며, 같은달 12일에는 최대한의 실전 상황을 설정해 단거리 목표를 가격하는 데 목표를 두고 미사일을 배치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118명의 승무원 전원이 숨진 쿠르스크호 침몰사고의 원인에 대해 러시아 당국은 외국의 다른 선체와 충돌해 앞부분에 구멍이 뚫렸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반면, 미국측은 쿠르스크호의 자체 어뢰 오발이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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