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결수 미달 4차례 인원 점검

국회는 8일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과 자민련 등 비교섭단체 의원들만으로 의결정족수인 137명을 간신히 채워 윤영철(尹永哲) 헌재소장 임명동의안과 권성(權誠) 김효종(金曉鍾) 헌법재판관 선출안을 통과시켰다.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 총무와 김무성(金武星) 수석부총무는 본회의 직전 국회의장실을 찾아가 본회의를 14일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만섭(李萬燮) 의장은 "헌법기관 공백사태를 막기 위해 오늘 처리해야 한다"며 거절했다.

한나라당 의원을 제외하고 불참한 의원은 모두 3명으로 민주당 김운용(金雲龍)의원은 대한체육회장 자격으로 시드니 올림픽 현지에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떠났고,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 의원은 시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좌진과도 연락을 끊은채 국회에 나타나지 않았다.

자민련 이재선(李在善) 의원은 본회의 직전 의원 간담회에서 "더이상 들러리 서기 싫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한뒤 표결에 불참했다.

의결정족수 미달로 본회의는 4차례나 인원 점검을 한 끝에 예정보다 40분 늦은 오후 2시40분에 개의됐고, 민주당 일부 의원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자 서영훈(徐英勳) 대표는 "도대체 왜 안 들어오느냐"며 역정을 내기도 했다.

이 의장은 "국민이 원치 않고 야당이 극력 반대하는 사안은 결코 일방적 의사진행을 하지 않겠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안은 충분히 기다린뒤 국민의 동의를 얻어 처리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헌법기관의 기능마비를 막기 위해 부득이 안건을 처리하는 점을 국민 여러분이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투표는 오후 2시57분부터 일사천리로 진행돼 3시20분께 종료됐고, 안건은 모두 무난히 가결됐다.

이날 본회의장에서는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이 총선 이후 껄끄러운 관계가 계속됐던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의 자리로 찾아가 모친상때 화환을 보내준 데 대한 답례인사와 함께 악수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단독처리가 끝난뒤 한나라당은 성명을 통해 "여당의 단독국회 강행은 국회파행의 책임을 야당에 덮어씌우고 강한 여당을 주문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귀국에 맞춰 성과물을 진상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만섭 의장은 기회주의적 행동으로 정치를 망치는 이중인격자"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본회의에 앞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인사청문특위위원장을 야당에 양보하면서까지 오늘 인준안을 처리하기로 했는데 야당이 일방적으로 연기를 요구하는 등 약속을 파기했다"며 "강경분자들이 야당을 주도하고 있고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강경분자를 따라다니고 있다"며 야당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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