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구 염색공단의 이모(39·수성구 시지동)씨. 그가 이번 추석선물로 회사에서 받은 것은 술 1병과 양말 두 켤레가 전부다. 회사는 추석상여금이라며 52만원을 주었지만 사실은 10월달 지급 보너스의 50%를 미리 준 것일 뿐이다. 보다 못한 노조에서 따로 돈을 거둬 멸치 1박스씩을 준비해 직원들에게 나눠 주었다.
그는 "회사에서 배를 몇 박스 싣고 왔길래 혹시나 했는데 협력업체 사장들에게 돌리는 것이었다"며 섭섭한 눈치였다.
이씨의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 성서 ㄷ 화섬의 김모(36)씨는 회사가 사정이 어렵다며 단체협약에서 정한 80%의 추석 상여금을 주지 않아 회사대표를 노동청에 고소할 계획이다. 그는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빠듯한 생활을 해오고 있는 판에 명절 쇨 상여금을 주지 않으면 빈손으로 고향에 가란 말이냐"며 울분을 삼켰다.
경북 고령 ㅈ제직업체. 이 회사 30여명의 근로자들은 추석상여금은 고사하고 당장 밥을 굶을 판이다.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폐업을 통보를 한 후 지난 7일 새벽 공장의 기계를 모두 빼돌리고 문을 닫아버렸다. 이 회사 직원들은 사흘째 회사 근처를 서성이고 있지만 회사 대표가 종적을 감춘 상황에서 눈앞만 캄캄할 뿐이다. 대표 업종인 섬유경기의 끝모를 불황과 전방위로 터지고 있는 부도사태로 생산현장의 근로자들이 추석조차 제대로 못 쇨 형편에 놓여 있다.
예년같이 추석밑에 볼 수 있던 특별보너스, 귀성차량 제공, 선물꾸러미 등은 실종상태다.
110개 업체가 있는 서대구 염색공단의 경우 노조가 있는 5군데를 제외한 나머지 105개 사업장에서는 별도의 추석상여금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대신 10만원 정도의 '떡값'이 고작이거나 정기 보너스를 '특별상여금'으로 이름붙여 생색을 내는 게 전부다.
이 같은 사정은 북구 노원동 3공단도 마찬가지다.
300여개의 섬유업체와 영세 금속가공업체가 모여있는 이곳 근로자들은 평균 200%로 정해져 있는 연간 상여금을 회사가 멋대로 3등분해 지급하고 있지만 이번 추석에는 이 마저 제대로 주지않는 업체가 많은 실정이다·.
대구지역섬유노조 관계자는 "최근 우방이 쓰러지는 등 대구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는 이유로 지역업체들이 상여금을 주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공단마다 아예 상여금은 기대도 않는 근로자들의 한숨소리가 가득하다"고 말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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