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권 추석 민심 두렵다

'추석민심이 두렵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향후 정국의 풍향계가 될 추석연휴 민심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당은 국정의 난맥에 대한 책임론 때문에, 야당은 국회거부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마음이 가볍지 않다.

민족 최대명절인 추석 차례상에서는 △의료사태 장기화 △민주당 선거비용 실사 개입 의혹 △한빛은행 대출비리 △국회 장기파행 등이 분명 화제로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야당의 '장외투쟁'의 폐해를 집중 부각시키고 야당은 정부·여당의 '국정파행'에 대한 비판론을 주로 한 홍보논리를 소속의원과 지구당위원장들에게 귀성활동 지침으로 하달했다.

그러나 서로 뾰쪽한 정국해법 없이 파행만 계속되다 보니 지역구 가기가 두려워 아예 추석귀성활동을 포기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각종 악재가 돌출, 궁지에 몰린 민주당은 집권2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추석민심이 더이상 악화돼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을 갖고는 있지만 마땅한 돌파구가 없어 속이 타는 분위기. 초·재선 의원들중 일부는 야당 요구대로 특검제 수용 등 정면돌파를 주장하지만 당 지도부의 생각과는 거리가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 정부 전반기 치적과 남북관계 등을 담은 당보 배포 계획도 취소했다. 잘못하다간 혹 붙인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한나라당은 한빛은행 사건이야말로 틀어진 민심을 최대한 증폭시킬 수 있는 사안이라며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공세를 강화하고 틀어진 민심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한나라당은 8일에도 이회창 총재 등 소속 의원들이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여당의 국정파탄을 심판하자'는 당보를 대량 배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도 걱정은 태산. 야당이 산적한 민생을 도외시하고 정치투쟁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질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지역 민심 동향도 관심거리다. 한나라당은 오는 18일 대구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계획하고 특히 우방사태 이후 민심이 동요하고 있는 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산이지만 호응도는 미지수.

민주당은 김중권 최고위원이 7, 8일 지역방문에 나서 대구·경북의 민심을 다독거렸고 장태완 대구지부장도 우방사태 수습에 여당의 역할론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지만 지역의 민심이 설상가상 밑바닥을 헤매고 있어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徐明秀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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