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용순 노동당 비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11일부터 서울을 방문하는 김용순(金容淳)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위원장 겸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대남사업 총책으로 김 위원장의 제일가는 신임을 받고 있는 최측근 중의 한 사람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남한이나 해외를 방문한 인사는 김용순 비서가 처음으로 그에 대한 김 위원장의 각별한 신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가 김 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북한 기득권 세력 중에서도 가장 실세라는 사실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 6월 14일 평양시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차 정상회담에 앞서 환담을 나누는 자리에 다른 간부들을 제치고 김 비서만이 유일하게 김 위원장의 왼편에 배석한 것은 북한내에서 그의 위상을 짐작케 했다.

김 위원장은 김 대통령 내외와의 사진 촬영후 수행원들과 기념촬영 때에 '김용순 비서, 어디에 있어'라고 그를 불러 각별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김 비서는 또한 지난 1일 김 위원장을 단독 수행해 2차 남북장관급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박재규 통일부 장관을 함남 동해안지구 초대소에서 만났으며, 이에 앞서 6월 김 위원장이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재미동포 언론인 문명자씨, 8월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을 만나는 자리에 모두 배석했다.

그는 이외에도 지난 5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때 수행했으며 첫날 열린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부주석의 환영연회에서 김 위원장을 대신해 답사를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대외 및 대남 활동 뿐 아니라 김 위원장의 국내 현지지도에 도 거의 빠짐없이 동행하고 있다.

김 비서는 1934년 7월 평안남도 평원군에서 태어나 김일성종합대학 법학부 국제관계과에서 공부했는데 졸업반이던 지난 60년 국제관계과가 현재의 국제관계대학으로 독립하면서 이 대학 1기 졸업생이 됐다.

그가 김 총비서의 먼 일가라거나 만경대혁명학원 졸업, 모스크바에서 유학했다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졸업 후 그는 대외부문에서 일하면서 해외공관에도 주재했으며 지난 72년께 당시 노동당 국제부장이던 김영남(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에 의해 당 국제부 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부터 그는 김 위원장의 유일한 혈육으로 당시 당 국제부 지도원이던 김경희와 친분을 맺기 시작했으며 대외업무를 다루는 당료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벌였다.

또 74년에는 국제부 부부장으로 등용돼 김경희(당시 국제부 과장) 를 직속 부하로 두면서 그와의 끈끈한 인연을 유지했다.

김 비서는 이어 지난 80년 당 국제부장, 84년 1월 당 국제담당 비서로 승진하면서 당중앙위 후보위원(79.6) 으로, 중앙위 위원(80.10) 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지난 88년 12월에는 당 국제부장으로, 90년 5월 국제담당 비서로 승진을 거듭했으며 89년 11월에는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부위원장에, 92년 4월 위원장에 각각 올랐다.

이처럼 수십년간 외교분야에서만 종사해온 그는 허정숙 전 노동당 비서의 사망 후 대남분야로 자리를 옮겨 92년 12월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으로 임명됐고 당정치국 후보위원으로도 선출됐다.

지난 93년 4월에는 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위원장, 93년 8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94년 7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을 겸임하는 등 대남분야 사령탑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구축했다.

김 총비서는 김 비서의 가족에게도 상당한 배려를 돌려 장남의 결혼식 날 신혼부부를 직접 불러 축하하고 평양외국어대학을 갓 졸업한 딸을 외교관 신분으로 프랑스에 유학보내기도 했다.

김 비서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심성이 아주 착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또 노래를 잘하고 춤을 잘 추며 악기도 능숙히 다루는 등 예술적 재능이 뛰어나 대학시절부터 예술소조 책임자로 활동했으며 주량이 대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으로는 부인과 2남1녀가 있다.

그의 아내는 고위간부 부인들 속에서 예술적 재능과 패션감각이 상당히 뛰어난 것으로 소문나 있다.

김일성종합대학 외국어문학부를 졸업한 장남은 현재 대외문화연락위원회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2남은 군에서 장교로 복무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최선영 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