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대구지점이 3년여의 임시사옥시절을 마치고 다음달 초순 새 집으로 이사한다.
사옥신축을 위해 지난 97년 5월 대구시 수성구 중동 옛 대동은행 본점으로 잠시 거처를 옮겼다가 중구 동인동 신사옥이 완공됨에 따라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 한국은행 사상 처음으로 임시사옥에서 근무하는 기록을 세웠던 대구지점은 정식사옥에 입주함으로써 지역금융 심장이란 권위를 되찾게 됐다는 표정이다.
50년 6월 12일 개점한 대구지점의 첫 살림집은 중구 포정동 옛 조선은행 건물이었다. 20년이상 지내다가 71년 10월 동인동에 지하 2층, 지상 5층 건물을 지어 옮겼다. 이 건물은 비상시 대통령 집무실, 전국 유일의 손상화폐 분쇄공장, 지점 중 유일한 금괴 보유 등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으나 설계오류 및 구조변경 등으로 96년 6월 부실건물 판정을 받아 신축 25년만에 헐리는 불명예를 당했다.
이번에 신축된 사옥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건평 3천500평 규모. 화폐를 넣어두는 금고 이외에는 별다른 특수시설이 없는 평범한 건물이다. 다만 옥상부분을 청동으로 처리해 장중함을 더한 게 특징이라면 특징.
최대 1조원이 넘는 현금이 들어가는 금고시설은 이중 벽, 카드 키 등을 포함한 다중보안장치, 24시간 CCTV 녹화, 경비원 등으로 몇 겹의 보안장치를 갖추고 있다. 한은 직원도 허가받은 이를 빼고는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다.
지난번 건물에 있었던 손상화폐 분쇄공장은 공간을 확보해둔 상태. 당시 대구지점에 있었던 분쇄공장은 서울 강남지점으로 옮겨갔으나 업무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조만간 지점 중 가장 큰 대구지점에 공장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대구지점은 다음달 초순 이사를 마치고 중앙 및 지역의 각계인사를 초청해 기념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3천여종의 각국 화폐를 보여주는 전시회 및 세미나도 마련한다. 李相勳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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