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내년 봄에 추진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비 서의 제주 방문 안내를 맡은 정부의 한 관계자는 13일 "남북 양측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의 바쁜 일정을 고려해 김 위원장의 답방을 내년 봄에 추진하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남북은 모든 이산가족의 생사확인을 비롯한 이산가족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은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으나 모든 이산가족의 범주에 납북자와 국군포로 등이 포함되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완전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했다. 그는 "1, 2차 장관급 회담의 합의사항들은 예정대로 추진되며, 경의선 복원 실무협의 등 구체일정은 이번 김 비서의 방문기간을 포함해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견해를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 김용순 비서 추석 남한 방문-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지시 ===
김용순(金容淳) 북한 노동당 비서의 이번 남한 방문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13일 뒤늦게 확인됐다.
이날 정부 당국자는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1일 평양 장관급회담 참석차 북한을 방문한 박재규(朴在圭) 통일부 장관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배석했던 김용순 비서에게 '이번 추석에 서울을 다녀오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에 따라 남북간에는 김용순 비서의 남한 방문을 일정 확정을 위한 접촉이 비공개리에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는 "김 비서의 남한 방문은 6.15 공동선언의 실천에 대한 김정일 위원장의 확고한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고 덧붙 였다.
=== 北 김용순 비서 경주.포항으로,신라 유적지.포항제철 둘러봐 ===
남한을 방문중인 김용순 북한 노동당 대남비서 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일행이 13일 아침 제주 서귀포 중문단지내 여미지식물원을 둘러본 뒤 경주와 포항으로 가기위해 대구로 출발했다.
김 비서 일행은 이날 오전 9시40분께 공군 CN-235기로 제주공항을 출발, 대구공항에 도착한뒤 경주까지 육로로 이 동, 불국사 등 신라유적지를 관람한다. 이어 포항으로 가 포항제철을 돌아보고 오후 늦게 서울에 도착할 예정.
김 비서 일행은 당초 제주에서 포항으로 바로 갈 예정이었으나 기상악화로 당초 일정이 일부 변경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김 비서 일행 6명은 12일 저녁 8시부터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임동원 대통령 특보를 비롯, 제주방문에 동행한 남측 정부 관계자들과 만찬 겸 환담을 나눴다.
양측은 제주 특산물인 '허벅술'을 들면서 4시간 넘게 이번 제주도 방문과 향후 남북 관계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했다. 13일 새벽 0시 30분께 만찬장을 나선 김 비서는 기자들에게 "제주도가 제 나라, 제 땅인데도 우리가 그동안 제주특산물인 '다금발이'와 허벅술에 대해 몰랐다.
자주 왕래해 서로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 통일로 가는 길"이라면서 "두 수뇌분이 합의한 북남공동선언을 잘 이행하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임 특보는 "14일 뭔가 밝힐 게 있을 것"이라고 말해 김 비서 일행이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한 뒤 적십자회담, 국방 장관급 회담,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울답방 등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일정 등이 밝혀질 것임을 시사했다.
=== 남북특사 제주 심야요담 ===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특보(국가정보원장)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특사로 남한을 방문중인 김용순(金容淳) 북한 노동당 비서는 12일 오후 막후 접촉을 통해 남북관계 전반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지난 6월 평양 정상회담 이후 3개월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방문 이틀째인 이날 숙소인 제주 신라호텔에서 저녁 8시께부터 만찬을 겸한 5시간 가까운 접촉을 통해 향후 김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 시기와 남북간 회담 일정을 비롯 '6.15 공동 선언' 이행방안을 깊숙이 논의했다.
두 사람의 장시간 만남에는 국가정보원, 통일부 관계자와 림동옥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북측 대표단 6명 전원이 참석했다. 특히 두 사람은 이날 밤 10시 40분부터는 서 훈 청와대 국장과 권호웅 노동당중앙위 지도원만 배석시킨 가운데 단독요담을 가졌다.
접촉을 마친후 13일 0시 30분께 신라호텔 3층 로즈룸을 나서는 남북 두 특사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북한의 김 비서는 접촉 결과에 대해 "모든 것이 잘 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 특보도 "남북 정상이 합의한 6.15 공동선언을 이행하 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제주도 얘기를 많이 했다"며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는 밝히지 않았다. 임 특보는 "14일께 뭔가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사항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해 향후 남북문제의 밑그림이 이날 접촉에서 마련됐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진 직후 호텔 주변에서는 내주부터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등을 논의할 적 십자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북측 관계자는 이와관련, "통일부와 국정원이 (향후 일정 등을) 다 알고 있다 . 그 쪽에 물어보라. 우리(북측)는 통일부가 하라는 대로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호텔 관계자는 "만찬 초반 와인을 곁들였으나 '제주 특산인 허벅술이 좋다'는 우리(남)측 제안에 따라 허벅술잔이 상당히 여러 차례나 오갔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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