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일을 한 것은 아닙니다"
3살 때 앓은 소아마비로 두 다리가 불편한 대구시 북구 태전동사무소 공무원 신상익(37·대구시 북구 읍내동)씨. 그는 박봉을 쪼개 불우 이웃을 돌보고 있다.
전출입 신고를 맡고 있는 신씨가 최모(79·여)씨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4월. 글 모르는 최씨를 대신해 전입신고서를 작성하면서 징용 휴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남편(80)과 교통사고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 뒷바라지에 전세금마저 날린 딱한 형편을 알게 되었다.
신씨는 양식이 떨어져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고 있는 최씨에게 쌀과 밑반찬을 마련해 주었다. 4개월째 전기요금이 밀려 단전 위기에 처하자 전기요금 일부를 대납했고 신경통을 앓는 최씨가 병원 갈 때는 택시비를 쥐어 보냈다. 신씨의 온정은 구청 구호비 지원과 생활보호대상자 지정으로 최씨의 생계가 안정될 때까지 이어졌다.
신씨는 지난 3월 청와대 게시판에 뜬 글에서 친절 공무원 표상으로 등장했다. 본적지 동사무소에서 혼인신고를 제때 처리하지 않아 주민등록등본 발급이 안된 민원인을 위해 일일이 서류를 챙겨줘 이 민원인이 글을 올린 것. 신씨는 또 지난 94년 북구 읍내동 목련아파트내 회의실에서 노인들과 함께 어린이들에게 한자 및 친절교육을 실시, 지난 5월 대구시장 표창을 받았다.
신씨는 월급 날이면 어머니(67)가 다니는 경로당을 방문, 노인들에게 음료수와 막걸리를 대접한다. 신씨 주변 불웃 이웃들은 올 한가위가 풍성했다.
李庚達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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