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부터 각 광역자치단체에 마련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신청 창구에 가슴 아픈 사연이 잇따르고 있다.
또 최근 민주화운동 관계자들 중심으로 결성된 대구.경북민주화운동동지회 준비위원회(위원장 백현국.53) 등 시민단체에도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13일 현재 86명이 신청했으며 이 가운데 보상금 신청자 1명, 명예회복 신청자 86명으로 집계(중복신청 가능)됐다.
신청 마감이 아직 한달 이상 남아 신청자는 많지 않은 가운데 전교조 관련자들이 가장 많은 78명을 차지하고 있으며 해직공무원.언론인도 포함돼 있다. 경북의 경우 이날까지 70명이 신청을 마쳤다.
지난 82년 서울대 법대 재학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실종된 노진수(38)씨의 형 노진호씨는 최근 대구.경북민주화운동동지회를 찾아 동생의 실종사연을 밝혀줄 것과 가족들의 생계보호 대책마련을 요청했다.
노씨는 "동생 친구들에 따르면 82년 4월17일 학교 앞 독서실에서 기관원처럼 보이는 30대 청년들에 의해 연행되어 간 뒤 실종 18년이 지나도록 행방을 찾을 수 없다"며 "그동안 청와대, 국 정원 등에 수차례 탄원서를 냈지만 모두 허사"라고 안타까워했다.
노씨는 또 "상이군경인 아버지와 서문시장에서 포목점을 하던 어머니 사이에 어려운 형편속에서도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살았으나 동생 실종이후 아버지가 88년 간경화로 돌아가시는 등 어려운 어려운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75년 12월 유신체제를 비판하다 대통령 긴급조치 제9호 위반으로 구속, 해직됐다는 한 전직 공무원은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이후 취업이 안돼 힘겹게 살아오고 있다"며 명예회복을 신청했다.
이밖에 억울하게 해직된 뒤 아들마저 취직을 거부당하는 아픔을 맛봐야 해 창구를 찾았다는 신청자도 있었다.
시는 이들의 신청서류를 거주지 관할 구.군으로 이송, 사실여부를 조사하고 2차로 시에서 실사한 뒤 중앙 보상심의위원회에 넘기게 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민주노총, 대경연합 등 재야단체에 120장의 신청서를 발송, 앞으로 100명 이상 더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69년 8월7일 삼선개헌안 발의일 이후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사망.행방불명.부상.유죄판결.해직 등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번 보상신청은 오는 10월20일까지 1차로 받게 되며 피해자는 보상심의 위원회(위원장 이우정)의 심의를 거쳐 신청일로부터 90일내에 보상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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