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주 축협 횡령사건

성주축협 20억원 횡령사건은 읍.면지역 금융기관의 관리 소홀을 틈타 '기업형 폭력조직'이 중소도시를 무대로 한 계획적인 범죄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폭력배들은 불법대출 받은 자금으로 사채놀이를 하고 마약에 손을 대는가하면 보험금을 노려 방화까지 하는 등 대도시 폭력조직을 빰치는 범죄를 저질러 충격을 주고 있다.

성주경찰서는 13일 20억원 횡령사건을 주도한 이춘희(37)씨 등 폭력배 5명을 포함한 8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2명을 수배하는 등 모두 14명을 입건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이씨 등은 읍.면지역 축협, 새마을금고 등 금융기관이 대형 금융기관에 비해 대출관리가 소홀하다는 점을 악용, 지난 98년 6월 축협직원 이모(32)씨 등에게 월 4%의 이자를 주겠다며 접근했다. 이씨는 룸살롱 등에서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고 3년동안 20억원을 부정대출토록 배후 조종했다.

폭력배들은 축협 직원들이 대출금 회수가 안되고 부정대출 금액이 불어나 위기감을 느끼자 "너희들은 이제 같은 배를 탔다"며 함께 구속된 폭력배 박모(23)씨 등을 동원, 승용차 등에 감금폭행하고 협박, 회유해 축협 직원들의 횡령금액 중 10억여원을 공급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주범 이씨는 부정대출 자금으로 사채놀이와 부동산 투기를 해왔으며 고급 외제 승용차를 몰고다니며 호텔.룸싸롱을 출입하는 등 호화생활을 계속하다 자금난에 몰리자 자신들이 경영하는 대형 할인점 월드마트 성주점에 수배된 이모(30)씨 등을 시켜 불을 질러 보험금 2억1천여만원을 타내기도 했다.

더구나 이들은 지난해 12월 월드마트에 방화하기 이전에도 한차례 방화를 시도했하다 실패하는 등 온갖 불법을 저질러 지역사회의 독버섯처럼 기생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시항(45) 성주서 수사과장은 "20억원 축협 횡령사건은 대출관리의 허술한 점을 악용해 중소도시에 기생하는 일명 기업형 폭력배들이 계획적으로 저지른 사건으로 타 지역에서도 유사한 금융사고의 발생 우려가 높아 주의가 요망된다 "고 말했다.

성주.朴鏞祐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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