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법정관리 화의총괄 김진기 수석부장판사

대구지법 김진기 수석부장판사(51)의 집 주소나 집 전화번호를 알려 법원에 문의하면 '비공개'란 답변을 듣게 된다.

70여개에 이르는 지역의 법정관리, 화의 기업을 관리하는 총책임자격인 김 수석부장판사에 대해 사회의 이목이 쏠리자 법원과 김 수석부장판사가 스스로 취한 조처이다.

경북고-서울대를 졸업하고 25년이상 넘는 법관생활 대부분을 대구에서 보낸 대표적 향판(향토판사)인 김 수석부장판사는 인맥이 두터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직업 특성상 폭넓은 사회활동이 곤란, 교제폭을 줄일 수밖에 없는 노릇. 특히 수많은 기업을 좌지우지하는 위치에 선 지금은 더욱 조심스럽다. 법원 비상연락망상 집 주소가 1년반전에 살던 궁전맨션으로 되어있고 그 흔한 핸드폰 조차 없는 이유가 그것.

청구-보성-우방으로 이어지는 지역 기업의 붕괴를 가장 중요한 위치에서 지켜본 그는 이에 대한 느낌 조차 밝히기를 주저한다. '법대로 할 일만 한다'는 자세.

김 수석부장판사는 최근 우방의 법정관리와 보성의 화의취소 문제를 다뤄야하는데다 또다른 기업이 화의를 신청한다는 소문이 나자 "도망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의 몰락을 지켜보는 심정이 결코 편하지만은 않은 것.

법조계 한 관계자는 "김 수석부장판사를 보면 판사가 고독한 직업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고 말했다.

崔在王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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