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강업부터 경협 물꼬 트나

김용순 북한 노동당 비서의 13일 포항제철 방문은 남북정상 회담 이후 가시화 되고 있는 양측간 경협이 철강업부터 시작될 가능성을 내포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북한 경제불황의 원인중 상당 부분이 철강업 침체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또 김 비서 일행이 이날 포철을 방문한 이유를 본격적인 남북간 경협을 앞두고 산업의 기초인 철강업을 우선 파악해보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많다.

포철 등 국내 업계가 파악하고 있는 북한 철강업계의 연간 조강생산량은 김책제철소 410만t, 황해제철소 125만t 등 모두 660여만t(97년 기준) 정도로 남한(4천500만t)의 7분의 1 가량에 그치는데다 기술수준 역시 매우 뒤처진다는 것.

이같은 사실은 현 유상부 회장을 비롯한 포철 고위 임원들이 지난 91년 북한의 김책제철소를 방문, 남북간 철강교류 가능성을 타진한 이후 꾸준히 알려져온 것으로 당시 방북인사들은 북한의 철강업은 획기적 기술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낙후성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었다.

실제 이날 김 비서는 포철 홍보센터에서 폐수정화 처리 방법 및 환경감시 체계 등 제철소 운영전반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였으며, 이 자리에 참석한 인사들은 이같은 김 비서의 관심이 내년 봄으로 예정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포철방문에 대비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와관련 포철의 한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방문 등으로 본격적인 경협이 진행되면 포철이 북한산 철광석을 구입해줄 수도 있고 조강을 비롯한 각종 신기술도 일정 범위 내에서 전수해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이날 포철 영빈관인 청송대 오찬장에서 정장식 포항시장은 포철이 있는 포항과 김책제철소가 있는 청진간 직항로 개설을 제안, 김 비서 일행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이와함께 김 비서는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밀라노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표시, 대구.경북 경제권이 남북간 경제교류에 중요한 축을 이룰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포항.朴靖出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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