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이번 고유가 상황에 따른 거시경제정책 조정은 없다고 14일 밝혔다.따라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8%, 소비자물가상승률 2.5%, 경상수지 흑자 100억∼120억달러 등 거시지표 목표를 수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미리 거시경제정책을 조정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경부는 현재까지 평균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25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4/4분기에 27∼30달러 정도 유지될 경우 올해 평균은 26달러선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미 올해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수립하면서 올해 평균 유가를 25달러로 봤다"면서 "따라서 앞으로 30달러 이내로 유지된다면 거시지표나 거시정책 운용방향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내년이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 유가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하반기의 고유가를 상쇄하지만 내년에는 고유가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경상수지는 10억달러 정도 악화되며 소비자물가는 0.17%포인트 상승하게 된다. 내년 평균 유가가 30달러 수준에 이른다면 올해보다 무역수지는 40억달러 악화되고 소비자물가는 0.68%포인트 오르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세계경기 침체는 우리나라 수출에 큰 타격을 주는 만큼 무역수지 악화 규모는 산술적인 40억달러에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물가 역시 물가상승 심리로 인해 더욱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거시경제정책 조합도 쉽지 않다. 환율을 낮게 유지해 국제유가 상승분을 흡수해 물가안정을 꾀한다 하더라도 이는 경상수지 악화로 직결된다.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한다면 이는 경기침체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경기는 침체에 빠지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찾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유가가 35달러에 이르면 최악의 상황에 빠진다.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실업문제는 또다시 발생하게 된다. 아울러 경제분야구조개혁은 더욱 어려워진다.
이 상황에서 경제운용방향은 그동안의 경기안정에서 활성화쪽으로 급선회하게된다그러나 재경부는 이런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현재 원유 수급이 불안하지만 최근의 유가불안은 투기세력이 가세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전망할 필요도 없으며 낙관만하고 있어도 안된다"면서 "유가상황에 맞춰 거시경제정책을 적절히 조합해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현명한 정책은 유가상승분을 국내 소비자가에 반영시켜 소비절약을 유도하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고유가는 지속된다는 각오로 소비자와 정부는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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