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唐)나라 문장가 한유(韓愈 768~824)는 아들에게 독서를 권하는 시를 지어내렸는데,이중 한구절이 '등화가친(燈火可親: 가을은 서늘하여 등불밝히기 좋아라)'이다.
하지만 출판계의 통계를 보면 독자들은 가을에 오히려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서늘하여 놀기 좋은데 누가 책을 읽느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책을 빼놓는다면 가을은 진정 풍성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책의 묘미나 진가에 대해서 나같은 사람이 여기서 짧은 글솜씨로 왈가왈부 떠들어봤자겠지만,그러나 책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감히 단언하고 싶다.
흔히 독서는 책과 시간만 있으면 그저 되는 것으로 여기지만,그러나 독서야말로 기술이 필요하다. 하다못해 레포츠나 오락게임을 즐기는 것도 오랜 시간 연마로 요령과 기술을 습득해야만 제대로 재미를 누리듯이,하물며 우리의 영혼을 풍요롭게 하고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독서에 있어서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기르고 많은 책을 섭렵하여 책읽는 재미를 익히며 책의 좋고 나쁨을 가려낼 줄 아는 안목을 가지게 될 때 비로소 독서의 기술을 터득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엔 좋은 책을 만나면 세 번씩은 읽는다. 처음에는 우선 내용을 훑어보고,두 번째는 구성과 문장을 꼼꼼이 살펴가며 밑줄까지 그어 정독을 한다. 그리고 세 번째는 그 책이 시사하는 메시지의 여운을 곱씹어 음미하는 것이다.
가을은 독서의 중요성이 되뇌어지는 계절이다. 벌써부터 각 도서관별로는 독후감 쓰기대회와 독후감상화 그리기,그리고 독서퀴즈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그러나 올 가을은 극심한 경기한파로 그 어느때보다 마음이 어둡다. 그렇다고 문화비부터 먼저 줄일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이라도 의미있게 섭렵하여 이 난경의 늪을 슬기롭게 헤쳐나갔으면 좋겠다. 그게 어찌 이 가을뿐이랴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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