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번에 그려진 선 자기해방의 몸짓

미술의 다양한 표현방식은 인간 사고의 복잡다기한 측면을 그대로 드러낸다. 점과 선, 붓질, 도구, 설치작업 등은 마치 무대위의 배우가 연기하듯 작가가 세상에 대고 말하는 감정이자 대사이다. 15일부터 26일까지 시공갤러리(053-426-6007)에서 열리는 전시회에서 남춘모씨는 '단번에 그려진 선(Storke Line)' 연작으로 무언가를 나타내고 이야기한다.

조각 재료인 폴리코트를 ㄷ자형으로 촘촘히 박아 깊게 패인 선을 드러내는 이 작품은 일종의 부조적 입체작품으로 조형의 단순성과 투명성,절대적 형태 추구라는 순수성을 탐구하고 있다. 밝고 투명한 재료에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선은 캔버스에 그려진 것과 달리 스스로 성장하는 느낌을 가져다주고 있다. 공간의 제한이 느껴지지 않는 상태에서 어떠한 건축적 공간도 채울 수 있고 높낮이, 길이, 폭, 깊이 등 무한대의 연장이 가능한 선처럼 보인다.

독특한 느낌의 선을 간직한 작품을 통해 작가는 자유의 갈구와 자기 해방을 위한 몸짓을 보여준다. 현실에 얽매인 존재의 한계를 자각하고 이를 벗어나려는 실존적 개념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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