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벤처 2개 설립 무서운 고교생

"고교생이 2개 벤처기업을 설립, 부사장과 대표를 맡고 있다면…. 벤처업계에 자금난이 심화된 가운데 수억원의 투자까지 이끌어 냈다면 '정말 심상치 않은 녀석이구나'하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구 강북고 3년 권영건(18)군. 권군이 동료 4명과 함께 오는 24일 서울 테헤란밸리에 문을 열 벤처기업 '조이비틀'은 이미 창업투자회사 'e-캐피탈'로 부터 6억원의 투자를 받아냈다. 사업아이템은 온라인 게임을 만들수 있는 '엔진'과 '툴(Tools)'을 제공, 게이머들이 자기 스스로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맞춤형' 게임의 등장이라는 전혀 색다른 아이디어다.

권군의 또다른 사업체 'huznet.com(대구소프트웨어 창업지원센터 입주)'은 B2B모델을 겨냥하고 있다. 지역기업과 해외기업들이 서로 물건을 사고 팔수 있는 인터넷 가상공간 구현이 목표.

권군은 초보 사업가가 아니다. 올해초 5천만원을 투자, 창업한 무선인터넷 서비스 개발업체 'Global Planing Holdings'는 7개월 만에 6배가 넘는 가격에 '위트넷'에 M&A(인수.합병)됐다.

권군이 사업에 본격 뛰어든 것은 지난해 11월 전국인터넷 창업아이템 경진대회에서 '전자상거래에서 700서비스를 이용한 결제방식'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부터. 이때 만난 10대 또래들이 사업파트너가 되고 있다.

중2때 생일선물로 받은 컴퓨터에 열중하기는 했지만 외환위기 전까지 권군은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다.

경제위기는 권군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명예퇴직 후 생업을 모색하던 아버지는 PC방을 열었고, 권군은 아버지를 도우면서 컴퓨터 기술과 사업감각까지 익힐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먼저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미국 또는 인도로 유학, 컴퓨터 관련 공부를 더해 정보통신(IT) 전문경영인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아직 앳된 권사장(?)의 얼굴에는 도전정신과 자신감이 넘치고 있었다. 石珉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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