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타까운 사격 첫 은메달-1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첫 금메달에 이어 8년만에 다시 태극기를 시드니 하늘에 올리려던 기대가 무산 됐다. 예선에서 397점의 올림픽 타이기록으로 2위그룹을 2점차로 여유있게 따돌린 강초현이 결선의 마지 막 한발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은메달에 그쳤다.

강은 결선에서 긴장된 듯 초반 9점 후반대를 기록하면서 조금씩 2위그룹의 추격을 허용했다. 초반 다크호스는 395점으로 예선에서 2위를 한 러시아의 갈린카. 갈린카는 강이 9점후반대를 기록하는 동안 10점 대를 기록하면서 순식간에 1점차까지 따라붙었다. 불안한 선두를 지키던 강은 4, 5발째에서 10.5, 10.1을 기 록했으나 역시 예선 2위(395점)를 차지한 미국의 낸시 존슨이 10.5, 10,8을 쏘며 추격, 격차는 불과 0.1점차 로 좁혀졌다. 이어 6, 7발에서 0.1-0.2점차를 유지했다. 계속 빠른 스피드로 쏘던 강이 9발에서 10.5점을 기록, 우승을 확정짓는 듯 했으나 존슨은 10.7점을 기록, 결국 동점을 이루고 말았다.

마지막 10발째. 계속 조금씩 늦게 쏘던 존슨이 먼저 방아쇠를 당긴 순간, 기록된 점수는 9.9점. 박지원 문화부장관을 비롯한 100여명이 몰려있는 관중석에서는 안도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강이 10.0점만 기록해도 강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제일 먼저 쏘던 강이었지만 10발째는 오히려 늦게 쏘았다. 2-3초 후 총소리가 들리고, 커다란 모니터를 통해 기록된 점수는 9.7점. 0.2점차로 금메달 하나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강은 10발째 마지막 사격을 한 뒤 사대에서 눈을 떼고 점수를 확인하는 순간 하늘을 보며 탄식했다. 믿기지 않은 우승을 한 존슨은 환호를 올렸지만 한국 선수단에서는 아쉬움의 탄성과 함께 은메달도 괜찮다는 격려의 박수가 흘러나왔다. 비록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역전패당한 강이나 우승한 존슨, 모두가 최선을 다한 한판이었고, 관중들에게는 사격의 새로운 스릴을 느끼게한 한 판이었다.

한편 울진출신의 최대영은 초반 출발이 좋아 동메달까지 기대할 수 있었으나 6, 7발째에서 9.3, 8.4점이라는 저조한 기록을 보여 하위권으로 쳐졌다.

시드니에서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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