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톨이라도 더 건지자'
태풍 '사오마이'로 큰 피해를 입은 들판에서는 휴일도 잊은 복구작업의 구슬땀이 흘렀다. 경북도내에서는 넘어진 벼세우기를 위해 16일부터 연인원 4만여명의 민·관·군(군인 4천609명, 공무원 8천566명, 기타 2만8천156명)이 나서고 있으며 18일에도 50사단 4천여명 등 군병력 5천500여명을 포함, 2만여명이 동원됐다. 그러나 피해면적이 넓은데다 일손이 태부족, 복구작업이 더디게 진행돼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경주시는 군장병과 공무원을 총동원,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고 있지만 피해면적이 워낙 넓어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 17일 경주시청 공무원 500여명을 비롯, 해병장병 300명, 향토주둔 군부대 장병 50명 등 850여명이 동원됐지만 벼 세우기 실적은 불과 6ha에 그치고 있다.
한사람이 하루에 세울 수 있는 최대 면적이 20여평에 불과해 인력이 절대 부족한 것.
쓰러진 벼이삭에서 돋아나기 시작한 싹은 빠른 속도로 증가, 벌써 하얀싹이 0.5㎝에서 최고 1㎝까지 자라고 있다. 농민들은 '2, 3일내에 쓰러진 벼를 수확하거나 일으켜 세우지 못할 경우 벼이삭에 싹이 늘어나 피해가 막심하다'며 '대대적인 인력동원만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붕괴된 고령군 우곡면 봉산제는 17일 오후 응급복구가 완료된데다 낙동강 수위가 16일부터 경계수위인 9.5m보다 낮은 8m이하로 낮아져 침수된 봉산들에서 대규모 양수작업이 한창.
농업기반공사 고령지부와 고령군은 100㎜ 25대, 125㎜ 3대, 250㎜ 18대 등 46대의 양수기를 가동, 시간당 3천t 이상의 물을 낙동강으로 퍼올리고 있으나 물을 완전히 빼내려면 일주일 가량 걸릴 것으로 보여 농민들이 애태우고 있다.
한편 군부대(50사단)에서는 포크레인 1대, 덤프트럭 8대 등을, 성주소방서는 복구장비 3대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17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주진우 총재비서실장 등과 최인기 행정자치부장관, 한갑수 농림부 장관 등이 봉산제 현장을 둘러보고 농민들을 위로했다.
한 장관은 현장을 둘러본 뒤 '최대한 신속한 복구로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른 시일내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장관이 경북도와 고령군 관계자들로부터 둑 붕괴 원인 등에 대한 보고를 받는 동안 공사 차량들이 출입을 하지 못하자 일부 주민들이 복구에 방해가 된다며 한 장관 일행에게 한 때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사고가 나기전 정부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으면 이런 큰 피해는 없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농경지 289㏊가 침수되고 과수원 5.3㏊에서 모두 12.9t의 과일이 낙과 피해를 입은 의성지역에서도 공무원과 경찰, 군장병들이 16일부터 휴일도 반납한 채 벼 세우기 지원작업을 벌였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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