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고 있는 원유가 사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외신들을 통해 이해를 높여 보자.
◈올해 상황의 특성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석유대란이 과거와 다른 첫번째 특성으로 소비국들이 원유가 급등락에 대비해 설정한 완충벽이 효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가가 3배나 뛰었으나, 미국 외에는 그 결과가 곧바로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지는 않았다는 것.
잡지가 지목한 완충벽은 유류세. 1970년대 석유위기 이후 유럽과 일본은 OPEC가 자국의 경제에 타격을 주기 힘들도록 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OPEC도 자신들의 위력이 크게 약화됐음을 알고 있으며, OPEC 관리들이 소비국들의 높은 세금 부과에 그토록 비판적 목소리를 높인 것은 이 때문이다.
반면 미국은 이런 장치를 만들지 않아 소비자들을 OPEC의 변덕에 그대로 노출시킴으로써, 이번 사태로 인한 소비자 가격 상승 폭이 유럽보다 훨씬 더 컸다.
두번째 특성은 석유 메이저들의 경영 양태 변경이 사태 악화에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이라고 잡지는 지목했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유류 재고 및 인도 관리에 저스트-인-타임(적기 공급-생산) 방식을 도입했다는 것. 또 매출액 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전략을 변경함으로써 그같은 대비 태세 이완을 부채질 했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배럴당 10달러 선으로 유가가 하락함으로써 이들은 유전 개발과 생산에 대한 투자를 크게 줄이기까지 했었다.
세번째 특성으로는, 각국 정부가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그 수송 분야에서는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이 지목됐다. 지금은 산유국들이 증산을 한다해도 수송선이 없어 어쩌지 못할 상황이다.
◈원유 어떻게 거래되나
가장 큰 석유 시장은 런던.뉴욕.싱가포르에 있다. 또 원유는 어느 지역에서 생산된 것인지에 따라 비중 및 유황 함유량에 의해 그 종류와 품질이 나눠진다.
◇유럽 원유가=영국.유럽에서 말하는 원유 가격은 북해산 브렌트유가 런던 IPE(국제 석유거래소)에서 선물로 매매되는 배럴당 가격을 의미한다. 선물 거래는 1천 배럴 이상의 단위로 제한된 거래소에서만 이뤄지며, 당일 결제된다.
브렌트유는 판매량이 사우디산에 비해 월등히 적다. 그런데도 세계 원유가의 지표가 되고 있다. IPE는 브렌트유가 전세계 원유량 거래량 3분의2의 가격을 결정하는데 활용된다고 밝히고 있다.
◇중동 원유가=중동에서는 두바이산 원유가 아시아 시장으로 판매되는 다른 원유 가격을 매기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공급량이 많아서가 아니라 장기공급 계약이 안되고 1회 현물 거래로 살 수 있는 몇 안되는 중동산 원유이기 때문.
◇미국 원유가=WTI(서부 텍사스 중질유)가 기준된다.
뉴욕 상품거래소(Nymex) 원유가는 저비중(light) 저유황(sweet) 원유의 가격을 말한다. '저유황'는 유황 함유량이 0.5% 이하인 것으로, 2.5% 이상의 것은 시다(酸)는 의미의 '사워(sour) 원유'라 부른다.
◇OPEC 원유가=이 기구 역시 '바스켓 가격'이라는 독자적인 가격 체계를 갖고 있다. 회원국 6개 및 멕시코 등 7개국 산 원유 가격을 평균한 것. OPEC가 원유 가격이 22~28달러 선에서 안정되기를 바란다는 것도 이 바스켓 가격을 말한다.
◇여러 원유가 사이의 차이=이들 사이의 가격 차이는 크지 않다. 원유 가격이 밀접한 상관관계 속에서 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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