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효목주공 재건축의 고통

"이토록 질긴 고통이 언제 끝날까요"시공업체 보성 부도 이후 효목주공 재건축조합원들의 2년8개월에 걸친 가정 파탄이 계속되고 있다.

택시운전사 손모(47.동구 신암동)씨는 이주금 이자와 은행 빚을 갚지 못해 유일한 재산인 개인택시를 팔아야할 지경에 이르렀다. 보성이 부담키로 돼있던 이주금을 조합원들에게 떠넘기는 바람에 연체 금리 19%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손씨는 4천여만원의 빚을 안고 살아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손씨는 지난해 8월 부인을 잃었다. 신경성 뇌출혈로 쓰러져 세상을 떠난 것이다.

명모(51.여.대구시 중구 대봉동)씨도 손씨와 같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명씨는 지난해 3월 신경성 뇌경색 판정을 받고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다. 명씨는 "내집마련 꿈이 이렇게 큰 고통을 가져올지 몰랐다"며 "어느 누구도 이 고통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모씨는 보성부도로 충격을 받은 어머니가 목숨을 잃었고 수년째 이자를 감당하느라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주부 이모씨는 혼자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했다가 수년째 남편과 불화를 겪고 있다.

효목주공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가정 불화를 겪다 이혼한 가정이 적지 않고 월세방을 전전하거나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보성만 믿고 재건축에 동의한 조합원들에게 법적 책임만을 들고 나오는 보험회사, 금융기관에 대한 원성도 끊이질 않는다.

우희춘 재건축조합장은 "1개 부도덕한 기업때문에 수많은 서민들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엄청난 고통을 삼키고 있다"며 행정기관의 개입을 호소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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