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벼세우기에 자원봉사 나서자

제14호 태풍 '사오마이'영향으로 전국 곳곳에서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수확을 앞둔 벼가 무더기로 쓰러져 농촌의 피해가 심각하다. 특히 태풍이 관통한 경북.대구지역은 전국 어느곳보다 피해가 심각해 농민들이 허탈감마저 보이는 등 시름에 잠겨 있다. 가을철 폭우는 무엇보다도 벼농사에 치명적이라는 점에서 농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삭이 한창 여물어 가는 시기에 물에 잠기거나 쓰러지면 싹이 트거나 줄기가 썩어 한해의 농사를 망치기 십상이다.

늦어도 3~4일 이내에 쓰러진 벼포기를 일으켜 세우고 논물을 빼주어야 하지만 당장 일손이 모자라 발만 동동구르고 한숨만 내쉬는 실정이라는 보도는 안타깝다. 경북지역은 932㏊의 논이 침수돼 심할경우 10%정도의 감수가 예상되고 있으며 손길이 늦어지면 피해는 늘어 날 것으로 보여 농민들의 심정이 어떨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18일 현재 경북지역의 쓰러진 벼를 세운 실적은 497㏊여서 집계된 도복총면적 829㏊에 비해 절반수준에 그치고 있다. 17.18일 이틀간 6만여명의 인력을 동원했지만 쓰러진 벼를 빨리 일으켜 세우기 작업은 그렇게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지 않고있는 것이다. 19일에도 1만8천여명이 현장에서 일으켜 세우기 작업을 할 예정으로 있다. 그러나 논바닥에 물이 들어 완전도복현상의 벼가 많아 작업속도가 더딜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사실 농민들이 기댈 수 있는 것은 당국의 지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일손이다. 이런데도 현장의 일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어서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경주.성주 등 피해가 심한 현장에 참여하는 인력은 공무원과 학생.군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은 가뭄에 콩나듯, 참여인원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한다.

자원봉사자들의 관심을 촉구한다. 태풍이 할퀴고 간 농촌지역의 봉사는 앞으로 2~3일이 고비다. 벼세우기는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 마음에 우러난 봉사는 농민들의 아픈 심정을 어느정도 어루만져 주는 매우 뜻있는 일이 될 것으로 믿는다. 농민들을 돕는 일손은 당국의 행정력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일반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자세를 보여 주기 바란다. 자원봉사의 발길이 활발하게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말로만 할것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하다. 수확기를 놓치면 1년 전체 농사는 그르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농촌은 젊은층의 인구는 적고 60~70대 노인들의 농사를 짓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웃지원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되고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된다. 모두 힘을 합쳐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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