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밥상한끼 차림에 3만원 쥐어야...',뛰는 장바구니, 주부들 발동동

"상 차리기가 겁이 나요" 뛰기만 하는 장바구니 물가에 놀란 서민층 주부들의 비명이다.

가을 채소농사가 태풍에 치명타를 입고 폐농(廢農)지경에 몰리면서 농산물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는데다 열흘 가까이 어선들의 출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산물 가격도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포항농협 채소공판장에서 위판되는 채소류는 90t 내외로 평년치 140t의 60% 정도에 그 치고 있다. 이로인해 시내 슈퍼마킷과 할인점 등지의 채소류 가격은 배추 1포기가 4천원, 시금치 1단 5 천원, 미나리 한웅큼이 2천500원 등으로 평년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

주부 김인숙(42.포항시 해도동)씨는 "한끼 밥상차리는데 3만원이 넘게 든다"며 "허리띠를 얼마나 졸라매야만 할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농협관계자는 『호박, 고추, 대파 등은 전국의 경지면적중 절반 가량이 침수·강풍 등 태풍 피해를 입은데다, 그나마 남은 물량도 상품성이 떨어져 가격은 수직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산물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포항수협의 경우 지난 7일부터 기상악화로 어선들이 부두에 닻 을 내리면서 비축분으로 추석대목장을 지냈고, 13일부터 16일까지는 물고기가 없어 시장이 형성조차 되지 않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또 날씨가 정상을 회복한 18일에도 죽도어판장의 위판량은 16t으로 평소의 20% 정도에 불과했 고, 남해안이 주산지인 갈치와 고등어 등은 어획부진으로 산지반입이 완전 끊기다시피 하면서 마리당 가 격이 4천∼1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같은 태풍여파로 소매시장에서는 추석이 지나고도 오히려 물가가 더 오르는 기현상과 함께 『 사고 팔 물건도 없는데다 워낙 가격이 비싸 외식하는게 차라리 싸게 먹힌다』는 말이 상인들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함께 터져 나와 고(高)물가 시대의 고달픈 서민생활을 대변하고 있다.

포항.朴靖出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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