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성 장수 비결은 적은 활동량

여자는 남자보다 5~8년 더 오래 산다. 1997년 현재 우리나라 남자의 평균수명은 70.6세인 반면, 여자는 78.1세. 여자의 수명이 무려 7.5세나 길다.

의학자들은 그 원인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첫번째 비결은 적은 활동량. 선충류인 '시놀합다이티스 엘레간스'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활동량이 많은 수컷의 수명이 짧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암컷을 쫓아 다니지 않는 수컷은 수컷이면서도 암컷 보다 무려 2배나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결과는 활동량이 수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침을 말해 준다.

두번째 원인은 성(性)염색체의 차이. X염색체에 결함이 생기면 건강에 여러가지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여성은 X염색체가 두개(XX)여서, 하나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하나가 보완해 문제가 없다. 반면 남성은 X염색체가 하나(XY)뿐이므로 건강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성 호르몬도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저밀도 지질(LDL)을 증가 시킨다. 이것은 동맥경화를 불러오는 물질. 반면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은 건강에 좋은 고밀도 지질(HDL)을 증가시킨다. 거세된 남성의 수명이 여성과 비슷하다는 사실도 성호르몬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준다.

네번째는 음주나 흡연 같은 생활습관의 차이. 사회적으로 역할이 큰 만큼 남성들은 심리적 부담을 더 받는다. 과시욕을 부추기는 문화도 남성 단명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반면, 출산의 부담이 줄어든 것 역시 여성의 수명을 늘리는데 기여했다는 분석도 있다. 출산이 많았던 100여년 전만해도 여성의 수명은 남성과 비슷했으나, 근래에 와서 여성 수명이 늘었다는 것이다.

또다른 관측도 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뇌가 발달, 장수가 보장되는 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감정 조절을 관장하는 부분으로, 이게 발달하면 여러가지 생활 스트레스를 적절한 감정으로 풀어버리는 능력이 뛰어나게 된다. 이 능력 때문에 여성은 스트레스로 인한 수명 감소가 적다는 분석이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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