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장생. 늙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진 시황제만의 꿈은 아니다. 흔히들 돈·명예·권력을 얘기하지만, 실제 우리의 내심이 바라는 것은 언제까지나 젊고 건강하게 사는 것일지도 모를 일. 더욱이 수명이 길어진 뒤, 이제 모두의 관심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병 없이 오래사는 바로 그것으로 모아지고 있기도 하다.
물론 늙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노화를 늦추는 법은 있다. 60을 넘기고도 20대처럼 사는 길이 있다는 얘기. 계명대 의대 김대현 교수가 10여회에 걸쳐 그 길을 제시해 주기로 했다.
김 교수는 노인병 전공자로 세계 남성갱년기학회 정회원, 미국 노인병학회 정회원, 대한 노인병 연구회원, 한국 임상노인의학회 이사, 대구·경북 노인의 전화 자문의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1998년 일본 오카야마 의대에서 노인병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은 3년 전 생을 마친 프랑스의 잔 칼망 할머니이다. 그가 산 세월은 122년 164일. 그의 장수에는 유전적 요인이 컸던 것으로 프랑스 의학계는 분석하고 있다.
부모에게서 건강한 체질을 물려받은 사람이 건강한 식사, 규칙적인 운동, 좋은 의료제도의 도움을 받는다면 최장 몇살까지 살 수 있을까? 의학계에선 인간의 최대 수명을 120~125세로 추정하고 있다.
세포 생물학자였던 레오나르도 헤이플릭 박사가 그 근거를 제시했다. 수명이 2년인 세포가 평생 동안 60회 분열하기 때문에 사람의 최대 수명은 120세로 계산돼 나온다는 것. 세포분열 횟수에 따라 계산한다면 고양이는 8년, 말은 20년이 최대 수명이다.
동물의 수명은 '성장 기간의 5배'라는 계산법도 있다. 이것에 비춰 보면 인간의 최대 수명은 125세로 나온다. 성장기가 25년이기 때문.
그 외에, 수명이 5년인 머리카락이 일생 동안 25회 새로 난다는 사실을 또 다른 증거로 제시하는 학자도 있다.
장수와 단명은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것일까, 아니면 후천적 환경이 더 중요할까?유명한 유해산소 가설을 주창한 미국의 덴함 하먼 박사는, 유럽 인구의 수명곡선을 분석한 결과 아무리 노력해도 85세까지 밖에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있음을 밝혀냈다. 그러나 장수 유전자를 물려받은 사람은 125세까지 살 수 있다고 추정했다.바꿔 이야기 하면 아무리 단명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라도 노력만 하면 누구든 85세까지는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전적으로 결정된 수명을 최대한 누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흔히 찾는 보약이나 건강식품을 먹는 것일까?
그러나 보약은 장수를 결코 보장해 주지 않는다. 조선시대 왕들의 평균 수명은 47세에 불과했다. 절대권력을 누리며 당대 최고의 보약으로 보신한 왕들이 단명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장수를 위한 보약의 허상을 잘 말해준다.
그러나 건강과 장수로 가는 길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과학적으로 확인된 건강상식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화 예방 물질을 많이 섭취하고, 노화 유발 물질을 피해야 한다. 고르고 균형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절주, 성인병의 관리 등이 주어진 수명을 보장해 준다.
타고난 유전적 요인에다 더 중요한 후천적인 노력을 더해야 장수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의학이 도달한 결론이다.
한번 노화가 진행되면 그걸 되돌려 젊게 만들 수는 없다. 그러나 제대로 된 장수 생활법을 실천한다면 노화의 속도는 늦출 수 있다. 진정한 장수법이란 노인이 돼서 허겁지겁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다. 노인이 된 뒤에 실천하면 이미 늦다.
인간은 25세가 지나면 성장이 중단되고 노화가 시작된다. 따라서 성장기에는 그 기능이 최대로 되도록, 서서히 노화가 시작되는 청장년기에는 성장기에 이룩해 놓은 기능이 그대로 유지되도록, 장노년기에는 빠른 속도록 쇠퇴해지지 않도록 몸을 관리해야 한다.
신체 나이는 60세이지만 기능적 나이는 40세로 유지해, '젊은 노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김대현교수(계명대 가정의학과) dkkim@dsm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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