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집 주치의-골다공증과 허리 골절

70대 할머니 한 분이 내원했다. 화단 가꾸는 즐거움으로 소일했는데 어느날 화분을 들다가 허리가 뜨끔하게 아프더니 거동이 불편해졌다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석달 동안 여러 곳을 전전하며 물리치료·주사·침·뜸 등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차도가 없다"고 했다.

이런 일은 비단 이 할머니만이 겪는 것이 아니다. 노인은 허리뼈가 짜부라지기(척추 압박골절) 쉽고, 그렇게 되면 오랫동안 거동을 못하고 누워 있게 된다. 원인은 골(骨) 조직이 감소해 뼈에 구멍이 생기면서 약해지는 골다공증.

이렇게 약해진 뼈는 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고, 규칙적으로 운동하지 않으면 더 악화된다. 더욱이한번 골절이 오기 시작하면 잘 치료되지 않는 악순환에 빠지기까지 한다. 가족들도 진통제 등 약물 치료밖에 없는 줄 알고 대부분 포기한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다르다. 최근 골시멘트를 이용한 척추 성형술이 개발돼 이런 문제가 해결된 것. 특수바늘로 부러진 부위에 골시멘트를 주입하는 방법. 10분 안에 시멘트가 굳어져 정상뼈와 같은 강도를 회복하게 된다.

압박된 척추도 곧게 펴지며, 시멘트가 굳어지면서 발생하는 열에 의해 통증도 줄어 든다. 국소 마취로 수술하므로 노쇠한 노인들에게도 큰 무리를 주지 않는다. 당일 또는 하루 이틀 후면 퇴원이 가능한 간단한 수술이다.

나이가 들면 너나 없이 뼈가 점차 약해지게 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돼 남성보다 더 급격히 골다공증이 나타난다. 허리뼈가 주저 앉으면서 키가 작아지고 허리가 꼬부라지기도 한다.

나이가 든 뒤 키가 작아지거나 허리가 굽는 경우 척추골절일 가능성이 많다. 골다공증 검사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길이 비싼 영양제나 보약을 지어드리는 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골다공증을 예방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는 것 역시 자식의 도리가 아닐까 싶다.

이성락(바른등 신경외과 원장(www.spine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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