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가폭락…투자자들 '충격'

"주식시장에는 IMF한파가 다시 찾아온 것 같아요"종합주가지수 및 코스닥지수가 대폭락, '검은 월요일'이 된 18일 대구지역 증권사 객장에는 투자자들의 한숨과 탄식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하루만에 22조7천450억원의 돈이 허공으로 날아가버리자 투자자들도, 증권사 직원들도 모두 할말을 잃었다.

대구시 중구 LG투자증권 대구지점에 나온 40대 중반 주부 ㄱ씨는 "10개 보유종목 중 오늘 9개 종목이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며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투자자들은 "외환위기 직후로 증시가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 "어디까지 증시가 추락할 지 두렵다" "주식시장을 떠나야 할 때인 것 같다"는 등 주가 대폭락에 따른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증권사 객장 전광판이 주가 하락을 나타내는 초록색으로 '도배'되자 투자자들의 안색도 모두 새파랗게 질렸다. 올들어 주식시장이 지속적으로 하락, 대부분 투자자들이 원금을 몽땅 까먹다시피한 상황이어서 주가 폭락에도 투자자들은 항의할 기력마저 잃고 자포자기한 모습이었다. 증권사 한 지점장은 "고객들이 평소에는 60~70명 가량 객장을 채웠는데 오후에는 거의 다 떠나고 10여명만 남아 한숨만 짓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대폭락하자 팍스넷 등 인터넷 증권사이트에는 개인투자자들의 울분에 찬 글과 정부 및 기관 등을 성토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ID가 '킹그림슨'인 한 투자자는 "코스닥에는 이미 IMF가 왔다"고 했다. '파파라인'이란 ID의 한 투자자는 "지난해 200개였던 코스닥 등록기업수를 3배인 600개로 만들어 놓고도 주가가 폭락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ID가 'abs007'인 한 투자자는 "우리 민초들은 욕심도 내지 않고 은행이자보다 조금 나으면 된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주식투자한 죄밖에 없다"며 "이렇게 무식하게 주가가 떨어지는 나라는 아마 없을 것"이라며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李大現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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