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野 사직동팀 방문 안팎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18일 '한빛은행 부정대출사건'과 관련, 경찰청 수사국 조사과(사직동팀)와 경찰청, 은평경찰서를 잇따라 집단방문, 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씨에 대한 조사경위를 따졌다.

당 '권력형 비리조사 특위'(위원장 현경대) 소속 의원 12명은 이날 오전 종로구 사직동에 위치한 경찰청 조사과를 찾아간 데 이어 경찰청을 항의방문, 이운영씨의 조사를 담당했던 책임자인 최광식 전 조사과장(현 은평경찰서장)을 불러줄것을 요구하다 거부당하자 은평경찰서로 몰려가 최 서장과 면담을 갖고 2시간 가량 설전을 주고받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먼저 조사과에 도착, 출입문 초인종을 눌렀으나 응답이 없는 상황에서 때마침 안에있던 공사인부가 출입문을 여는 사이 문을 밀치고 강제진입, 팀장실로 들어갔으며, 뒤늦게 소식을 접하고 달려온 김길배 조사과장을 상대로 이운영씨의 조사경위 등을 놓고 20여분간 질의 응답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진입을 저지하려는 조사과 직원들과 의원들간 출입문 셔터를 사이에 두고 몸싸움이 벌어졌고, 건물 진입후 이원창(李元昌) 의원이"의원들이 왔는데 왜 막느냐"며 한 직원을 때리는 등 양측간 흥분된 대치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조사과 직원들과 드잡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밀치기는 했으나 때린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특히 김 과장에게 사직동팀이 신용보증기금의 일개 지점장에 불과한 이운영씨를 직접 조사한 배경을 추궁하는 한편, 미리 보낸 특위의 질의자료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이씨의 경우 신용보증기금 직원이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인데다 특히 영동지점장은 1급에 해당하는 고위직이어서 조사했다"고 답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거듭 사직동팀 조사보고서 사본을 내놓을 것을 촉구하는 등 추궁을 계속하자 김 과장은 "국정조사를 해 정식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으면 얘기할 수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길배 조사과장과의 면담을 마친 뒤 "해명이 미흡하다"며 곧바로 경찰청을 방문, 경찰청 차장과 면담한데 이어 오후 4시45분께는 은평경찰서2층 서장실을 찾아 최광식 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최 서장은 그러나 면담을 거부하며 서장실 안쪽의 내실에 머물렀고 의원들은 서장실을 점거한 채 내실문을 사이에 두고 3시간30분여 대치했다. 결국 이재오(李在五)의원이 경찰서 직원으로부터 열쇠를 빼앗듯 넘겨받아 내실 문을 연 뒤에야 최 서장과의 면담이 이뤄졌다

의원들은 "이운영씨를 시내 호텔 등에 끌고다니며 18시간이나 조사한 것은 수사를 벌인 것 아니냐"고 추궁했고 이에 최 서장은 "수사 이전의 단계로 비중이 작은 사건이어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으로 일관했다.

특히 김문수(金文洙) 의원 등이 "이번 사건은 대출압력을 듣지않는 직원에 대한 권력의 보복이 아니냐. 국정조사의 증인으로 출석할 수 있느냐"고 묻자 "이운영씨사건은 국정조사 때 확인해주겠다"고 답했다.

의원들은 이어 사직동 조사의 청와대 보고 여부를 비롯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 장관 및 박주선(朴柱宣) 전 법무비서관 등과의 관계와 보고 여부를 집중 추궁하다가 밤 10시15분께 "왜 우리를 안 만나주고 숨었냐"고 유감을 표명한 후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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