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양궁 메달 싹쓸이

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4강이 확정되자 국제양궁연맹(FITA) 등 대회관계자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FITA는 한국선수들의 독주를 막기위해 그동안 수 차례 경기방식을 바꾸기도 했지만 '태극 여궁사'들의 시위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기 때문. 더구나 세계스포츠사를 통틀어도 한 국가가 특정종목에서 20년이상 부동의 정상으로 자리를 지킨 사례는 보기 드문 사례이다.

지난 79년 김진호가 세계선수권대회를 석권한 이후 20여년 동안 한국이 여자양궁에서 쌓아올린 업적은 곧 FITA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선수들은 국제대회보다 국내대표선발전이 더욱 어려운 관문이다. 7개월간 '지옥의 레이스'를 거듭하는 대표선발전은 누구도 예측을 불허하는 피말리는 싸움이다.

유난히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한국양궁은 매년 새 얼굴이 태극마크를 달고 혜성처럼 등장한다. 84년 LA올림픽 서향순, 88년 서울올림픽 김수녕, 92년 바르셀로나 조윤정, 96년 애틀랜타 김경욱이 새로운 세계양궁의 여왕으로 등극, 한국여자양궁의 저력을 발휘했다. 시드니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는 세계랭킹 1위 이은경, 향토출신 정창숙이 후배들에 밀려 끝내 대표탈락이라는 비운을 맛봤다.

한국선수들은 대부분 심리전과 다름없는 양궁에 적합한 침착하고 차분한 성격. 이들은 태릉선수촌에서 체계적 훈련을 통한 또 한번의 담금질로 명궁으로 거듭난다. 새 천년 첫 올림픽에서 새로운 '신궁'을 탄생시킨 한국여자양궁은 앞으로도 세계를 호령할 전망이다.

올림픽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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