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 최악으로 가고 있다.오랜 의료계 파업으로 지쳐있는 국민들은 최근 유가 앙등, 물가 폭등, 주가 대폭락으로 급속히 번지는 경제 위기감속에 한빛은행 불법대출 스캔들,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 파행정국이 소용돌이 치면서 온 나라가 총체적 난국으로 빠져드는 데 대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현 정권이 시장.기업.서민가계 등 곳곳에서 제2의 IMF를 걱정할 만큼 확산일로에 있는 경제위기감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과 함께 전반적 국정운영 능력을 의심하는 목소리들이 터져나오고 있다.주부 박지영(34.동구 신암동)씨는 "정부가 경제난속에 기름값, 의보수가, 전기.가스료 등 각종 요금을 올리려고만 드는 것은 실직과 소득감소로 고통을 겪고 있는 서민들을 또 다시 수렁으로 내모는 것이다. 정말 살 길이 막막하다"며 한숨지었다서문시장 상인 김모(45.여)씨는 "과일이나 수산물 가격이 20∼30% 올라 시장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 장사는 안되는 데 기름값만 자꾸 오르니 서민들은 죽으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러다가 제2의 경제대란이 또 오는게 아니냐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우울해 했다.
이처럼 경기침체로 사기가 땅에 떨어진 시민들 사이에서 점차 정부를 성토하는 성난 목소리들이 늘어가고 있다.
자영업자 김모(45.동구 신천동)씨는 "이 정부 역시 매번 위기가 닥친 뒤에야 허둥지둥 대책을 찾으니 정상적인 수습책이 나올리가 있겠느냐. 정치권도 민생은 내팽개친 채 서로 옹고집만 부리며 날을 새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정부와 여.야를 싸잡아 비난했다.
권택홍 민주노총 교선부장은 "정부는 의약분업으로 국민부담만 늘려놓았으며, 총체적 경제위기에 빠진 국민들의 동요를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는 등 국정운영 능력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한 50대는 20일 "공기업의 구조조정을 엉터리로 해놓고 사기업보고 구조조정을 하라고 할 수 있겠느냐. 공기업을 낙하산 인사로 채워놓고 막대한 공적자금을 서로 빼먹으려는 도덕적 해이가 결국은 국민경제만 골탕먹이고 있다"며 정부를 비난했다.
회사원 이성형(33.수성구 범어동)씨는 "의료계 휴.폐업투쟁이 3개월이나 됐지만 정부와 의료계는 국민생명은 내팽개친 채 힘겨루기만 계속하고 있다"며 "서민들은 정부의 일방적 의료수가 인상으로 주머니만 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시민들의 불만은 대북정책 일변도의 국가정책을 비난하는 여론으로 이어져 모처럼 조성된 남북화해 분위기에도 좋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구의 한 대학교수는 "지금의 난국은 지나치게 대북정책에만 매달리고 있는 정부의 자세에서 비롯한 점도 크다고 본다"며 "국가위기 상황에서 정책우선 순위를 어디에 둬야 할지 고민해야할 때"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국면을 IMF환란이후 최대의 위기상황으로 진단,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 나서지 않을 경우 또다시 헤어나기 힘든 위기속으로 추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남대 김태일 교수는 "심각한 사회갈등 구조에다 국가정책 부재로 사회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가 우선 위기인식부터 제대로 해야하고 사회갈등 구조를 돌파할 수 있는 정책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이제라도 도래할 위기상황에 대한 정책준비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李鍾圭기자 jongku@imaeil.com
金炳九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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